▲ 장원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에이스 장원준이 심상찮다. 개막 이후 세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첫 경기에서 타선 지원을 받으며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경기에선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평균 자책점이 9.00이나 된다.

원인을 패스트볼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장원준은 어차피 패스트볼힘으로 승부하는 파이어볼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15이닝을 던지는 동안 4개의 볼넷을 내주며 나쁘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원준 역시 패스트볼이 중요한 선수다. 패스트볼이 살아야 다른 변화구도 함께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일단 패스트볼 구속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141.6km였던 패스트볼이 올 시즌엔 139.4km로 2.2km 정도 감소했다.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장원준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장원준 역시도 일정 수준의 빠른 스피드는 필요한 투수이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는 빠른 팔 스윙에서 나온다. 팔 스윙이 빨라지면 구속도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 장원준은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팔 스윙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것이 꾸준한 페이스의 비결이 될 수 있다. 지금은 그 두 가지가 모두 안되고 있다.

지난해 장원준의 월별 패스트볼과 또 하나의 주 무기인 커브의 회전수를 체크한 데이터다. 주로 많은 회전은 빠른 팔 스피드에서 나오고 이는 곧 빠른 볼 스피드로 이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장원준의 패스트볼 회전이 커브 회전수와 비례했다는 점이다. 패스트볼 회전수가 좋아지면 커브 회전수도 좋아지고 패스트볼 회전수가 낮아지만 커브 회전수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패스트볼과 커브는 회전이 반대 방향이다. 하지만 많은 회전수가 도움이 되는 건 마찬가지다. 장원준이 패스트볼 회전수와 커브 회전수의 비례를 이뤄 냈다는 건 그가 그만큼 꾸준하게 일정한 자신의 폼을 유지했다는 것을 뜻한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장원준이 구종별 회전수 비율이 일정했다는 건 그가 그만큼 안정된 투구를 하는 선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패스트볼과 같은 스피드의 팔 스윙이 나오면 타자가 더 속기 쉽다.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장원준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은 더욱 그렇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장원준 역시 패스트볼이 중요한 선수다 패스트볼 구위가 떨어진다는 건 팔 스윙이 느려졌다는 뜻일 확률이 높고 이런 변화는 다른 구종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원준의 느려진 패스트볼은 이렇 듯 총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가 아무리 기교파 투수라고 해도 그의 패스트볼은 변화구와 엮여 있기에 패스트볼의 부활이 절실하다.

과연 장원준이 패스트볼 구위를 끌어올리며 변화구까지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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