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찬 기자] "내 플레이와 배구 스타일 모두 좋아해 주길 바란다."

헝가리에서 온 스무 살 청년의 목표는 소박했다. 2016-17시즌을 앞두고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크리스티안 파다르는 5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했다. 파다르는 "팬분들께서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파다르는 외국인 선수로서 비교적 작은 키(197㎝)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첫 시즌 1라운드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높은 점프력으로 득점 3위(154점), 서브 1위(세트당 평균 0.71개)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세간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파다르는 "나에 대해 '작은 키 편견'이 있다고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을 깨고 싶어 더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라며 편견에 정면돌파했다.

파다르는 무엇보다 꾸준했다. 2년 동안 경기당 26.8득점, 공격 성공률 53.35%, 세트당 0.6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특히 두 번째 시즌에는 득점 1위, 후위 1위, 서브 1위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약점으로 지목받던 블로킹까지 좋아졌고,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격 부문 모든 부분에서 뛰어났던 그는 두 시즌 동안 무려 10번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파다르의 입단 뒤 인터뷰에서 눈에 띄는 말이 있었다. 파다르는 "한국에서 제일 활발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는 2년의 플레이 동안 충분히 증명됐다. 경기에서는 항상 밝고 신사적인 모습으로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팀의 막내급 선수다운 모습도 종종 보였다.

2017-18시즌 올스타전이 백미였다. 첫 번째 올스타전 때는 분위기를 익히느라 돌출 행동을 다소 자제했던 그는 춤추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등 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올스타세리머니상까지 수상한 그는 여느 한국 선수 못지않은 팬 서비스를 보였다.

파다르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다. 하지만 일본 여러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 V리그에서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파다르는 "벌써 이곳에서의 경기와 팬분들의 성원을 포함한 모든 것이 감사하고 그리울 것 같다"며 "팬분들께서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올 시즌 마지막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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