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람이 역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팬 입장에서 정우람의 투구를 볼 땐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낀다. 반면 상대팀 입장에선 공포를 느끼게 된다.

12일 현재 4세이브를 올리고 있으며 평균 자책점은 3.00으로 조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실점 경기는 7경기 중 2경기에 불과하다.

정우람은 파이어볼러가 아니다. 145km를 넘는 공이 거의 없다. 그의 올 시즌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40km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우람의 주무기는 패스트볼이다. 체인지업을 종종 섞기는 하지만 좌완 불펜의 필수템이라 할 수 있는 슬라이더도 잘 던지지 않는다. 힘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투수다.

그렇다면 정우람은 어떻게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것일까.

정답은 일단 패스트볼의 회전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정한 익스텐션에서 뿜어져 나오는 패스트볼 회전수는 최고 2362rpm이나 나온다.

회전이 많은 공은 수직 무브먼트에서 55.81cm의 상하 무브먼트를 만든다. 특급 파이어볼러들과 상대를 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뺴어난 움직임이다. 볼 끝이 묵직하고 그만큼 움직임이 많다는 뜻이다. 정우람이 140km짜리 패스트볼로도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는 이유다.

정우람의 패스트볼 구사율은 60%대에 이른다. 상대는 절반 이상 패스트볼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패스트볼 앞에 무릎을 꿇는 경우가 더 많다. 알고도 당하는 것이다. 그만큼 정우람의 패스트볼은 묵직하고 움직임이 크다.

그가 얼마나 패스트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는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해 구원 5걸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 분포도를 살펴 본 그래픽이다.

정우람은 5명의 선수 중 가장 공이 느리지만 가장 많은 패스트볼 승부를 했다. 결정을 지어야겠다 싶은 순간이 오면 패스트볼로 상대의 스트라이크 존을 찔렀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피안타율은 낮았다. 지난 해 정우람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1할6푼1리에 불과했다. 전체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낮았다. 안타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니 더욱 자신감 있는 승부가 가능해졌다.

첫 표에서 알 수 있듯 정우람은 시즌이 지날 수록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한화 팬에겐 통쾌함을, 상대에겐 절망감을 안겨주는 정우람의 패스트볼. 일단은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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