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심상찮다. 올 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아직 퀄리티스타트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7이닝 4실점 후 타선의 지원을 받아 얻어 낸 것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이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다만 공 자체가 좋지 못하다"고 진단을 내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평가는 이를 수 있다. 다만 장원준의 부진을 예고한 데이터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대목이 분명히 있다. 장원준은 지난해 분명 2년 전보다 안 좋아진 구위를 보여 준 바 있다.

일단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줄어들었다. 2016년 시즌 144.11km였던 것이 141.83km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회전수도 2077rpm에서 2025rpm으로 줄어들었다.

장원준의 장기인 체인지업도 평균 구속 132.45km에서 129.62km로 스피드가 줄었다. 상하 무브먼트가 18.55cm에서 16.79cm로 줄어든 것도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장원준은 14승(9패)을 거두며 또 한번의 만족스러운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구위가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노련미로 이를 커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장원준은 파이어 볼러는 아니지만 패스트볼의 구위와 스피드가 중요한 투수다. 팔 회전이 일정하게 나오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참조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장원준, 파이어볼러 아닌데 직구가 왜 중요하지?)

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장원준의 패스트볼 회전수는 커브 회전수와 비례했다. 패스트볼의 팔 스윙이 빨라지면 커브의 팔 스윙도 빨라지며 회전수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함께 회전이 줄어들었다. 이는 전 구종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장원준이 파이어볼러가 아닌데도 패스트볼 구속과 회전수가 중요했던 이유다. 패스트볼 회전수가 살아나야 다른 변화구의 회전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그래도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141km대를 기록하며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 구속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장원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9km 정도이다. 체인지업도 127km대로 역시 2km 가량 줄었다. 장원준의 패스트볼이 변화구와 함께 간다는 증거다.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진다는 건 팔 스윙이 느려졌다는 걸 뜻한다. 커브를 비롯해 전체적인 구종의 팔 스윙도 느려질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장원준이 장점으로 내세웠던 꾸준한 페이스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올 시즌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영향으로 시즌이 일찍 시작됐다. 투수로선 몸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됐을 수 있다.
때문에 장원준의 구속도 올라올 수 있다. 아마도 반격이 시작된다면 그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오면 다른 구종들의 가치도 끌어올려질 가능성이 높다.
장원준이 언제쯤 터닝 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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