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의 아버지 이영재 씨가 '아들'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엘라스 베로나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집 앞에 나무가 있어요. 승우는 하루에 300번씩 나무에 몸을 부딪쳐요. 집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밖에서 신음이 들리죠. 세리에A는 한국에서 말하는 피지컬과 개념이 달라요. 단순히 몸을 불리는 개념이 아니에요. 실전에서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이승우(20)의 아버지 이영재 씨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악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답답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승우에 대한 ‘악플’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 그런데 승우가 오히려 괜찮다고 부모한테 얘기하죠. 이제 어느 정도 단련이 된 거예요. 악플이나 비판하는 기사도 관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르고 쓰는 점이 답답해요. 실제 상황을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비판을 할 때도 많죠.”

3월 말 수원 성균관대학교 FC 포텐셜의 훈련장에서 이영재 씨를 만났다. 당시 이승우는 5경기 연속 결장했다. 특히 세리에A 29라운드 아탈란타와 경기에서는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온갖 조롱이 쏟아졌다. 사실 이승우는 경기 전 부상을 당했다. 

“승우가 의욕적으로 경기를 준비했어요. 감독이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언질을 준 상태였죠. 평소보다 훈련을 늘렸어요. 나무에도 500번씩 부딪쳤죠. 하지만 그게 탈이 났어요. 어깨 탈골이 발생했죠.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작정 승우를 비판했어요. 기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명하기도 그렇고 해서 조용히 있었죠.”

회복 기간은 1달가량 걸렸다. 연속 결장은 8경기까지 늘었다. 부상을 회복하자 이승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승우는 15일 볼로냐와 경기에 교체 출전해 약 27분 동안 뛰었다. 이승우는 단숨에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인상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슛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승우는 베로나 지역 매체 엘라스 1903으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인 6점을 받았다.

“승우가 베로나에 와서 축구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는 얘기를 해요. 수비 가담부터 공격, 몸싸움까지 그동안 해온 축구와 전혀 다르죠. 팀 훈련도 엄청나요. 집에 돌아오면 바로 뻗을 정도입니다. 승우가 베로나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겸손해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주전으로 뛴 적밖에 없어서 자만한 것도 사실이에요. 이제 후보의 마음가짐으로 더 노력할 겁니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이승우의 전성기는 언제쯤일까. 

“승우는 이제 20살이에요. 제가 20살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참 대견해요. 저희는 세리에A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어요. 승우의 전성기는 24~25살 정도에 올 겁니다.”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우. 그의 축구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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