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를 안정적으로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하주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신일고 시절 하주석(24)의 공격력은 독보적이었다. 그의 공격 자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받았을 정도였다. 프로 구단 스카우터들 사이에선 손목 힘이 좋아 한 시즌 30홈런도 가능하다는 말이 돌았다.

상무에서 이영수 타격 코치의 지도를 거쳐 한화에 돌아온 하주석은 완성형 타자로 성장했다. 좌중간, 우중간을 타석에서 되뇌며 강한 타구를 이곳저곳으로 날렸다. 2016년부터 한화 주전 유격수를 꿰차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2할대 후반 타율을 기록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유격수는 전통적으로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를 두는 포지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주석도 매 시즌 수비를 과제로 꼽았다. 연타석 홈런을 쳐도 수비에서 실수를 하면 자책을 했던 그다.

공격력이 뛰어난 여러 유격수들이 그렇듯 프로 초기 하주석 또한 수비가 문제였다. 2016년 수비 실책이 19개에 달했다. 당시 김성근 한화 감독이 하주석을 제치고 권용관을 기용했던 이유다.

하주석은 지난 시즌도 그렇고 이번 시즌도 그렇고 "공격보단 수비"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캠프 출국을 앞두고 권용관 코치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으면서 수비가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 실책이 9개로 크게 줄었다. 경험이 붙은 올 시즌엔 더 안정적이다.

▲ 19일 두산과 경기에서 삼진을 당하고 아쉬워하는 하주석 ⓒ한희재 기자

그러나 수비가 잘 되니 이번엔 공격이 안 된다. 19일 현재 타율이 2할밖에 안 된다. 출루율은 0.242, 장타율은 0.280에 그친다.

원래 하주석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한화 야수진 가운데 가장 타격감이 좋았다. 지난달 25일 넥센과 경기에서 올 시즌 팀 1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까진 3번과 5번으로 뛰었을 만큼 공격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이번 달에 들어와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공을 맞히면 계속 파울이 된다. 하주석 스스로도 타석에서 한숨을 쉬고 갸우뚱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보인다. 지난 5경기 가운데 3삼진 경기가 무려 3차례다. 18일 두산과 경기에선 삼진 3개를 당했다. 4-5로 뒤진 9회 1사 1, 3루에서 삼진은 치명적이었다. 삼진이 25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을 만큼 콘택트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한화 1군에서 하주석을 대신해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선수로는 오선진과 정경운 등이 있다. 오선진은 원래 3루수와 2루수. 유격수는 다소 어색하다. 지난해 신고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된 정경운은 전문 유격수다. 타격도 꽤 잘한다. 그러나 하주석과 비교했을 때 수비가 크게 떨어진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하주석을 뺄 수가 없다"며 "공격이 안 되고 있긴 하지만 수비에서 그를 대신할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하주석의 수비 성장에 큰 점수를 주고 있다. 단 여기엔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만큼 언젠간 올라온다는 굳은 믿음이 깔려 있다. 한 감독은 "수비에서 큰 실 수 없이 잘해 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팀에 큰 힘이다. 기다려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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