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만의 리듬이 없어졌다."

올해 박건우(28, 두산 베어스)는 무난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22경기 타율 0.309 OPS 0.776 1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말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타율 0.180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 좋은 출발이다. 

그런데 안타가 꾸준히 나와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타격감이 좋아 안타를 날릴 때와 느낌이 달랐다. 억지로 안타를 만들어 출루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문제는 조급한 마음이었다. 공을 일단 맞히고 나가자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다보니 본인만의 타격 리듬을 잃어버렸다. 3번 타자 자리가 주는 부담감도 박건우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는 "솔직히 하위 타선이면 모르겠는데, 상위 타선 중요한 자리에서 못 치고 있으니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본인만의 리듬을 찾기 위해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박건우는 "감이 계속 안 좋아서 어제(19일)도 전력분석실에 남아서 잘됐을 때랑 안 됐을 때, 지금 타격 영상을 비교하면서 봤다. 오늘(20일)은 고토 코치님이랑 아침에 일찍 나와서 특타를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리듬을 찾는 느낌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은 박건우를 다독이며 페이스를 찾을 수 있게 도왔다. 박건우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늘 "자신 있게 쳐라" "다들 잘 치고 있으니까 부담없이 편하게 쳐라" 같은 말로 격려했다. 박건우는 "감독님께서 늘 믿어주시고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 감독님 때문에라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코치진은 가끔 필요 이상으로 위축된 박건우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건우는 "코치님들께서 '못하는 거 아니다. 잘하고 있는데 네가 욕심이 너무 많다. 스스로 너무 기대치가 높은 거 아니냐'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2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6-4 승리를 이끌었다. 3-0으로 앞선 4회 2사 2, 3루에서 날린 좌익선상 2타점 적시 2루타는 박건우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타구 질이 좋았다. 그는 "오랜만에 타격감 좋을 때 타구가 나왔다. 그 타구가 나온 이후 타석부터는 조금 여유가 생긴 거 같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박건우만의 리듬을 찾으면서 팀에 보탬이 되는 타격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박건우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더 더워지기 전에 (안타를) 많이 쳐두고 싶다. 감독님과 팬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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