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1군 데뷔전을 치른 한화 신인 김진욱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두산 신인 곽빈은 감독은 물론 동료들 또는 팬들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존재.

1군에 갓 데뷔한 선수가 당당하게 시속 150km 강속구를 꽂아넣는 경기력에 모두들 흠뻑 반해 있다. 올 시즌 두산 불펜 한축으로 자리잡아 강백호(KT)와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

20일 깜짝 등장한 한 아기 독수리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처음으로 1군에 올라 1-6으로 뒤진 9회 등장한 신인 김진욱이 공을 던지자 전광판에 151km가 찍혔다. 패색이 깔려 잠잠했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갑자기 "오!"하는 감탄사가 울려퍼지며 달아올랐다.

포수 미트에 묵직하게 빨려 들어간 공은 넥센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이날 홈런을 쳤던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는 물론 장영석이 땅볼로 물러났다. 김민성은 볼 카운트 1-2에서 갑자기 떨어진 커브에 무방비로 당했다. 루킹 삼진으로 허무하게 아웃됐다. 김진욱의 완승이었다.

지난해 유신고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김진욱은 작은 체격 때문에 프로에선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10라운드 전체 94번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서산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의 눈에 들어 입단 동기인 투수 박주홍(2라운드 14순위), 내야수 정은원(2라운드 14순위)과 함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10라운드 김진욱의 스프링캠프 합류는 '깜짝 발탁'이었다. 당시 한 감독은 "서산에서 김진욱을 봤다. 롱토스를 보고 캠프 합류를 결정했다. 몸은 호리호리한데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고 손목 스냅을 잘 쓴다. 갖춰야 할 것은 모두 갖췄다. 어떻게 하는지 모고 싶어서 데려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김진욱이 체구를 늘린다면 프로 무대에서 더 좋은 공을 뿌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진욱은 공에 힘을 싣기 위해 오키나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진욱은 힘 있는 투구와 배짱으로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5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2.57이다. 삼진은 10를 잡았다.

한 감독은 "최고 시속 150km까지 던졌다고 보고를 받았다. 캠프 때 데려갔을 만큼 기대를 했던 투수고 1군에서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민태 퓨처스리그 투수 코치는 "김진욱은 커브에 장점이 있다. 커브의 위력이나 제구는 1군에서 통하는 수준"이라며 "스리쿼터형 투구 폼을 오버스로로 바꾸면서 공에 스피드와 힘이 붙었다. 빠른 공 제구가 좋다. 김진욱이 자신감이 붙어 있는 상황인 만큼 1군 경험을 쌓으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20일 김진욱의 투구를 본 송진우 투수 코치는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아 (평가하기가) 조심스럽지만 과감하고 씩씩하게 잘 던졌다"고 박수를 쳤다.

그간 한화엔 빠른 공을 던지는 '어린' 투수가 없었다. 150km는 다른 팀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날 김진욱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게다가 김진욱은 빠른 2000년생으로 곽빈보다 한 살 더 어리다. 

경기가 끝나고 한참 뒤에 일부 팬들은 구장을 떠나지 않고 "김진욱" "김진욱"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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