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 감독은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황새 OUT!" 시원한 승리에도 팬들의 마음은 아직 돌아서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한 경기씩 승리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FC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서울은 오랜만에 시원한 승리를 낚았다. 하지만 팬들의 불만은 아직 사그러들지 않았다. 경기장엔 역시 "황새 아웃"이란 구호가 나왔다.

답답한 경기력은 일단 해결했다.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전방에서 차근차근 대구의 빌드업을 깨뜨리다가, 실수가 나오자 약점을 바로 찌르고 들어갔다. 김성준이 패스를 잘랐고 조영욱이 멋지게 돌아서서 침투해 크로스를 올렸다. 에반드로가 침투하면서 공을 골대 안으로 돌려놨다.

후반전엔 더 좋았다. 후반 6분 만에 조영욱이 왼쪽 측면을 허물고 올린 크로스가 흐르자, 고요한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후반 35분에도 조영욱이 왼쪽 측면을 뚫고 크로스를 올려 자책골을 유도했다. 

답답한 공격은 해결됐고, 중원에서 멋진 연계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후반 15분 연계 플레이 장면은 최근 서울의 공격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장면이었다. 고요한이 신진호와 2대1 패스로 중앙을 허문 뒤 원터치패스로 에반드로 앞에 완벽한 기회를 만들었다. 에반드로의 슛이 조현우의 선방에 막힌 것이 옥에 티였다.

후반 35분께 승리를 손에 다 넣은 상황에서도 응원가에 "FC서울"이 울려야 할 부분에서 "황새 아웃"을 외쳤다. 경기를 끝난 뒤에도 관중석에선 "황새 아웃"이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팬들의 마음이 식은 데는 박주영의 SNS의 영향도 있었다. 박주영은 자신의 SNS에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히며 "나는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됐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황 감독이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나쁘지 않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메시지가 팀에 힘이 되는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팀 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른 것도 사실이다.

▲ 대구전에서 분명히 경기력은 좋아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일단 서울은 앞으로 가야 한다. 황 감독은 "제 마음도 무겁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단기간 내에 희석되기 어려운 것도 알고 있다. 매 경기 결승이라는 각오로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 길이 멀다. 한 경기, 한 경기 차분하게 준비해서 팬들의 성원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짜게 식은 팬들의 마음도 알고 있고, 역시 성적으로 팬들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부주장인 고요한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선수단보다 더 마음고생이 클 것이 감독님일 것이다. 코칭스태프들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것이다. 그래도 힘이 됐던 것 같다. 하나로 뭉쳐서 힘을 내야 할 것 같다"면서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이어 "매경기 고비지만 전남, 상주전이 정말 고비인 것 같다. 두 경기만 잘 잡으면 안정화되면 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엔 그런 DNA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는 것.

FC서울과 황 감독이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이번 대구전에는 7221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 서울의 평균 관중은 1631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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