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다저스 에이스는 클레이튼 커쇼다. 류현진은 그를 앞서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투구에선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한국 프로 야구를 대표했던 투수다운 분위기를 풍길 때가 많다.

22일(이하 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전 류현진의 투구도 그랬다. 에이스의 향기가 나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일단 주자가 나가면 더 강해졌다. 1회 2사 후 볼넷을 내준 뒤 라이언 짐머맨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낸 것이 시작이었다.

2회엔 1사 1루에서 두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엔 자존심이 다소 상하는 장면이 나왔다. 1사 후 트레아 터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2사 후 워싱턴 내셔널스의 주포인 브라이스 하퍼와 라이언 짐머맨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모이세스 시에라를 유격수 땅볼로 막아 내며 이닝을 끝냈다.

연속 볼넷을 내주며 생채기가 난 것은 6회 재대결에서 세 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완벽하게 만회했다.

7회 삼자 범퇴가 값졌다. 다저스는 1-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세 타자가 내리 삼진을 당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위기 뒤 찬스, 찬스 놓치면 위기는 야구의 오래된 격언이다.

그러나 류현진을 그럴 때 더 집중했다. 커브를 앞세워 세 타자를 내리 범타로 막아 내며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을 끊어 버렸다.

이날 투구는 에이스 커쇼의 부진 뒤 맞이한 것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단단한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에이스의 품격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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