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당시에도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공수주에서 박용택을 견제할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포지션 경쟁이 아니라 팀 전체의 경쟁력을 봤을 때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해 박용택은 선발 라인업에서 9번 빠졌다. 대타 출전은 3번, 완전 결장은 6번 있었다. 박용택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날 LG는 4승 5패를 거뒀다. 지난해 승률이 0.489(69승 3무 72패)였으니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그런데 경기 내용은 얘기가 또 다르다. LG는 박용택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9경기에서 평균 3.0득점에 머물렀다. 3득점 미만 경기가 4번이다.
박용택의 존재감은 지금도 여전하다. 타율 0.337(3위) OPS 0.929(4위) 타점 11개(6위) 멀티히트 7번(공동 3위) 등 여러 부문에서 팀 내 상위권이다. 동시에 팀이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박용택은 위 4개 부문에서 팀 내 선두였다.
박용택은 21일 마산 NC전에서 1회 한 타석을 마친 뒤 교체됐다. 21일 경기 전 훈련하다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고 한다. 22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교체 출전 없이 휴식을 취했다.LG는 21일 6-3, 22일 5-4로 NC를 꺾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명타자 박용택이 한 타석만 출전한 마지막 2경기에서 김현수(9타수 4안타)와 양석환(8타수 3안타 1홈런), 유강남(9타수 3안타) 등이 번갈아 활약했다.
지난해 선수층과 비교하면,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공백은 김현수로 상쇄된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 없이 반년을 보낸 팀이다. 그런데 박용택까지 빠지는 건 우려할 만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박용택 빠진 경기의 평균 득점이 그 증거다.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겼다.
박용택은 지난 14일 KT전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수훈 선수 자격으로 인터뷰를 마친 뒤 "우리 이번에 잘할 거 같다. 칠 선수가 이렇게 못 치는데도 이기는데…"라고 했다.
당시 LG는 김현수가 확실히 치고 나오지 못했고, 가르시아가 5경기 16타수 2안타로 주춤했었다. 지금은 박용택이 없어도 이긴다. 박용택이, 가르시아가 돌아오면 선수단에 더 큰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