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서정원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깨지면서 배운다. 비록 느릴 수 있지만 서정원의 아이들은 한 뼘씩 확실하게 자라고 있다.

수원 삼성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매번 리드를 빼앗기는 골을 줬지만 후반 추가 시간 박형진의 극적인 골로 승리했다.

이날 수원은 선발에 대폭 변화를 줬다.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6차전 가시마전(1-0 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되는 경기였기 때문에 수원은 가시마전에 올인했고, 인천전에서는 로테이션을 돌렸다.

공격진은 모두 바뀌었다. 데얀, 염기훈, 바그닝요가 빠졌고 중원은 김종우가 빠졌다. 대신 김건희, 전세진, 임상협, 조원희 등이 선발로 나섰다. 골키퍼 신화용 정도를 제외하면 전 포지션에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 어린 선수인 전세진, 김건희가 선발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로테이션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감독은 "베스트 선수들이 있겠지만 뒤에서 받쳐주는 선수들의 존재가 중요하다. 주전 선수들이 잘해주고, 그 뒤에 있는 선수들이 같이 커야 한다"라며 주전은 물론 비 주전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서 감독은 동계 훈련 때부터 주전 선수들은 물론 로테이션 선수들을 포함해 수시로 짝을 바꾸며 훈련을 진행했다. 로테이션 선수들이 잘해줘야 성적이 나온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단시간에 기회 몇 번 준다고 선수가 성장하진 않는다. 서 감독도 이를 알고 꾸준히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이끌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를 뛰다보면 '내가 겨우 이 정도 밖에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멈추면 안 돼요. 아픔이 있을 수 있죠. 그걸 이겨내야 해요. 그러면서 크는 거에요. 그게 성장이에요."

서 감독이 어린 선수들이 가졌으면 하는 태도다. 비록 깨지더라도 그것을 이겨내야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인천전은 이런 서 감독의 믿음에 어린 선수들이 보답한 경기였다. 이날 수원은 2명의 선수가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0-1에서 동점골을 넣은 전세진과 2-2에서 승리를 결정한 역전골을 넣은 박형진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골이 K리그 데뷔골이다.

▲ 전세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의 첫 골을 넣은 전세진은 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좋은 예다. 전세진은 "그동안 기회를 받아도 못해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골을 넣어 기쁘다. 하루하루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믿고 기다려준 서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인 전세진은 서 감독의 믿음 아래 ACL이란 큰 무대에 출전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서 감독은 다시 전세진에게 기회를 좋고, 전세진은 데뷔골을 터뜨리며 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골을 넣었지만 서 감독은 마냥 칭찬만 하지 않았다. 전세진에게 "더 해야 돼. 아직 부족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경기력은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내 "그동안 의기소힘 했을텐데 골을 넣어 자신감을 찾았을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가 기대된다"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서정원의 아이들은 앞으로도 깨질 날이 많고 좌절할 날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 감독은 끊임없는 동기부여와 출전 기회를 주며 좌절에 빠진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내고 있다. 서 감독의 믿음 아래 어린 선수들은 조금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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