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 메달리스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체육회
한국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4년마다 돌아오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 해인 올해 또 하나의 국제 종합 경가 대회는 제18회 하계 아시아경기대회다. 이번 대회는 1962년 제4회 대회(자카르타) 이후 56년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40개 종목에서 462개의 금메달을 놓고 우정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1951년 뉴델리에서 열린 제1회 대회는 한국전쟁 와중에 불참했지만 1954년 제2회 마닐라 대회부터 꾸준히 출전하며 아시아의 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출전사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1974년은 아시아 스포츠 판도가 크게 출렁인 해다. 9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경기대회는 이후 아시아 스포츠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였다.

이 대회에는 AGF[아시아경기연맹,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전신] 가맹 26개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뺀 25개 나라가 참가해 대회 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출전했다. 직전 대회인 1970년 제6회 방콕 대회에는 19개 나라가 출전했다. 아시아경기대회에 처음 나선 나라도 중국과 북한, 바레인, 이라크, 쿠웨이트, 라오스, 몽골 등 7개국이나 됐다. 첫 출전한 나라들이지만 사회주의 국가, 서아시아 지역 국가 등으로 아시아 스포츠 판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대회 종목도 역대 최다인 16개 종목, 182개 세부 종목이 치러졌다. 대회는 3,010명의 선수단이 출전한 가운데 9월 1일부터 16일까지 펼쳐졌다. 한국은 15개 종목에 임원 54명, 선수 177명 등 231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직전 대회인 제6회 방콕 대회에는 172명의 선수단이 출전했다. 북한은 15개 종목에 선수단을 보냈다.

이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주최국 이란의 텃세, 고지대인 테헤란 현지 적응 문제, 전력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중국과 북한의 참가 등 여러 요소 때문에 성적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실제로 한국은 금메달 16개와 은메달 26개, 동메달 15개로 1위 일본(금 75 은 49 동 51)과 2위 이란(금 36 은 28 동 17), 3위 중국(금 33 은 46 동 27)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이 대회에 앞서 한국은 2회 연속 종합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시아 사회주의 국가의 맏형 격인 중국의 등장과 서아시아 국가인 이란의 약진이 만든 결과였다. 북한은 금메달 15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로 5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다.

이 대회는 2년 전 열린 뮌헨 하계 올림픽의 테러 참사 때문에 철저한 보안 조치가 이뤄졌다. 선수촌은 철조망으로 차단됐고 군 병력이 경비를 섰다.

이 대회는 마라톤 경기가 없는 국제 종합 경기 대회라는 특별한 기록을 남겼다. 마라톤 종목이 빠진 이유는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다. 마라톤은 기원 전 490여년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가 이긴 데서 출발한 종목이고 이란은 페르시아의 전통을 이어받은 나라다.

애초 우려와 달리 한국 선수단은 비교적 선전했다. 복싱은 다시 한번 효자 종목으로 제 몫을 했다. 한국이 획득한 16개 금메달 가운데 5개가 복싱에서 나왔고 은메달 2개를 보탰다. 뒤에 프로 복싱 WBC 플라이급 챔피언이 되는 박찬희는 라이트 플라이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2년 전 뮌헨 올림픽 8강전에서 탈락한 아픔을 씻었다. 박찬희와 맞붙지는 않았지만 이 체급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의 김우길은 뮌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다.

박찬희에 이어 페더급 유종만, 라이트급 김태호, 웰터급 김주석, 미들급 김성철이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플라이급 황철순은 결승전에서 북한의 구용조에게 판정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구용조는 2년 뒤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한 체급 올린 밴텀급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이트 웰터급 박태식은 북한의 노용수에게 판정패해 은메달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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