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배영 여자 100m·200m·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최윤희(가운데)와 최윤정(왼쪽) 자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2년 전인 1970년 제6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2관왕인 조오련은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각각 4분21초78과 17분29초23으로 예선 탈락했다. 우승 기록과 400m에서는 21초 가까이, 1500m에서는 1분 30여초 뒤져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세계 무대의 벽을 느꼈지만 아시아에서는 무적이었다. 뮌헨 올림픽 2년 뒤인 1974년 테헤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경기대회 자유형 400m에서 4분 17초93, 1500m에서 17분18초72의 기록으로 골인해 2개 대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조오련은 자신의 기록을 각각 2초27, 6초98 앞당긴 대회 신기록까지 세워 2관왕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3편에서 계속>

초창기 전국소년체육대회 성과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의 발굴이다.

1976년 6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5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육상에서 96개, 수영에서 131개, 사격에서 2개 등 229개의 무더기 대회 신기록이 수립됐다. 뒷날 아시아 최고의 여자 수영 선수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최윤희의 언니 최윤정(서울 은석초등학교)이 초등부 배영 여자 100m와 200m에서 우승한 게 눈에 띈다. 윤정-윤희는 자매 수영 선수로 이 무렵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어 1979년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충청북도에서 열린 제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수영 종목에 샛별이 등장했다. 최윤희(서울 은석초등학교)는 배영 여자 100m에서 1분20초75, 200m에서 2분49초08을 기록하며 초등부 수영 2관왕에 올랐다. 언니인 최윤정(서울 서울사대부속중)은 이 대회 여중부 배영 100m와 200m에서 각각 1분09초03, 2분28초05로 우승했다.

최윤희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같은 종목에서 각각 1분06초39, 2분21초9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과 3년 사이에 이룬 놀라운 발전이었다. 최윤희는 개인혼영 200m에서도 2분24초32로 1위를 차지해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경기대회 3관왕이 됐다. 금메달을 획득한 3개 세부 종목 모두 대회 신기록이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시 배영 100m(1분04초02)와 200m(2분18초33, 이상 대회 신기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윤희는 전국소년체육대회가 낳은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다.

뉴델리 대회에서 언니 최윤정은 동생 최윤희가 금메달 역영을 펼친 3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은메달을 기록했다. ‘자매는 용감했다’고 할 만하다.

뉴델리 대회와 서울 대회에서 최윤희를 앞세운 한국 수영은 각각 종목 순위 3위(금 3 은 4 동 5)와 4위(금 2 은 4)에 오르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런데 뉴델리 대회 접영 200m 은메달(방준영)을 빼곤 모든 메달을 여자 선수들이 거둬들였다.

1978년 방콕 대회에서는 최윤정이 여자 100m와 200m, 송인자가 여자 접영 100m, 조오윤이 남자 접영 2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메달을 맥을 이어 갔다.

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남자부 금맥은 16년 만이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이어졌다. 이 대회를 앞두고 한국 신기록 행진을 이어 가던 지상준은 배영 남자 200m에서 2분03초59로 터치 패드를 찍어 일본의 소라오카 교타(2분03초88)와 이토이 하지메(2분04초03)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수영에서 나온 단 하나의 금메달이었지만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이어져 온 금메달 행진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값진 메달이었다. 수영은 이 대회 이후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2개, 1998년 방콕 대회에서 1개 등으로 1990년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아슬아슬하게 금메달 행진을 이어 갔다.

베이징 대회를 계기로 아시아의 절대 강호로 올라서는 중국이 수영에서도 31개 금메달 가운데 23개를 휩쓸었다. 금메달을 딴 나라는 일본(7개)과 한국뿐이었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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