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 팀 수비진에 가장 꾸준히 자리한 장현수 (가운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대표 팀에 올 때마다 익숙한 곳이라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대표 팀은 언제나 무거운 자리입니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절대적인 의무감을 느낍니다.” (장현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대표 팀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다. 공격력이 개선됐다는 평가에도 16강 전망에 비관론이 팽배한 이유다. 

신태용호 출범 후 1기 주장을 맡았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경쟁 대열에서 밀렸고, K리그 복귀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홍정호도 3월 A매치에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주전 수비 조합은 중심에서 벗어났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도 전성기가 지났고, 황석호는 대표 팀과 인연이 멀어졌다.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던 수비수들의 입지가 흔들린 가운데 지난 4년 간 한국 대표 팀에서 가장 꾸준하게 경기해온 수비수는 장현수다. 

2011년 FIFA U-20 월드컵에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은 장현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동아시안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7년 동아시안컵을 두루 경험하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만 27세의 나이로 어느새 50회 이상의 A매치 경력이 쌓였다. 

2018시즌 J1리그 FC도쿄를 이끄는 ‘외국인 주장’이기도 한 장현수는 중국슈퍼리그 무대에서도 확실한 검증을 받은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라이트백 포지션으로도 국가 대표급 경기를 해온 장현수는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빌드업 능력과 라인 컨트롤에 있어서 가장 앞서는 실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 받는다.

기회가 많은 만큼 경험도 쌓였지만 실수와 실패의 기억도 많이 남았다. 여론은 대표 팀 수비 불안의 중심에 장현수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수 많은 지도자들이 대표 팀 수비 라인에 장현수의 이름을 올려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소집한 대표 팀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장현수. 그는 스포티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 팀을 익숙하게 느낀 적이 없다”며 책임감과 무게감을 말했다. 그동안 참가해온 어떤 경기보다 큰 무대인 월드컵을 준비하는 장현수의 이야기를 전한다.

다음은 장현수와 가진 인터뷰 전문.

-올 시즌 FC도쿄의 성적이 좋다. (10라운드 현재 2018시즌 J1리그 2위)
일단 팀 분위기는 많이 확실히 좋아졌다. 선수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긍정적이다. 

-순위에 비해 실점은 많은 편(10경기 11골)이다.
실점을 매 경기 하고 있지만, 우리 팀은 앞에서 수비를 한다. 리스크를 가하는 수비를 하고 있다.공격적인 수비를 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실점을 하더라고 계속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점한다고 선수들이 기죽는 것은 없다. 골을 넣고 이기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라인을 높이고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것이 J리그의 전반적인 스타일인가?
J리그라고 해서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뒤로 쳐져서 수비를 하는 팀도 최근에는 생겼다. 앞에서 프레싱하는 팀이 많지만 우리 팀은 특히 앞에서 많이 뛰면서 수비를 하는 편이고, 라인도 높여서 경기를 하는 편이다. 일본뿐 아니라 요즘 축구는 앞에서 프레싱하고 바로 빼앗아서 공격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 FC도쿄의 주장 장현수


-일본 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고, 수비 라인을 이끄는 역할이다. 의사소통이 많이 필요한 데 문제는 없나? 
얘기를 많이 하면서 맞추려고 한다. 처음에 일본에서 2년 간 뛰면서 배웠던 일본어를, 사실 중국에서 가서 잘 안 쓰다 보니까 잊어버리기는 했다. 작년 7월에 다시 일본에 와서 공부를 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우선 듣는 것은 거의 다 된다. 다만 단어 등 내가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게 아니니까 선수들도 내 말을 이해하고 알아들으려고 노력해준다. 소통에 문제는 없다.

-중국에서도 뛸 때도 그랬을 것 같은 데 특히 소통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이라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다. 운동장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도 내가 먼저 다가가서 장난 치려고 하는 편이다. 어린 선수들과 같이 놀기도 하고, 나이 많은 선수들과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대화도 먼저 하려고 한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쿄에는 서울에서 뛰었던 다카하기가 팀의 중심적인 선수라 많이 도움을 줬다. 

-외국에서만 프로 생활을 하고 있다. 생활 면에서 힘든 것은 없나? 한국 선수들이 그래도 일본에 많아서 힘이 되나?
한국 선수가 많아서 좋은 점은 경기를 할 때 얼굴을 보면서 얘기를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 잠깐의 시간이라도 힘이 되는 것은 맞다. 다른 리그보다는 그래도 한국 선수가 많은 곳이고, 여러 팀에 있으니까. 

그래도 J리그에 한국 선수가 많다고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실 경기 때 만나도 일주일에 한 번이고.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외롭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제 예전처럼 어린 나이가 아니고, 경기 뛰면 옛날보다 힘들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고. 혼자 밥도 해먹어야 하고. 그런 부분에서 조금 힘든 것 같다. 

◆ J1리그 돌풍의 팀 FC도쿄의 주장, 빌드업 하는 수비수 장현수

-월드컵이 2달도 남지 않았다. 수비 불안에 대한 걱정이 많고, 스스로 가진 부담감 때문에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더 버겁게 느껴질 것 같다.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인터넷의 모든 기사나 댓글을 보는 것은 아니다. 안 좋은 얘기, 좋은 얘기 다 나올 수 있지만 결국엔 내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최근에 경기를 하면서 실수한 장면, 안 좋았던 부분이 많이 비춰졌다. 그런 부분에 대해 안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한 플레이니까. 그런 것은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나 스스로도 경기를 보면서 저 때 왜 저렇게 했을까 자기 분석도 많이 하고 있다. 어려운 것 같다. 수비는 계속 잘하다가 한번 못하면 욕받이가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감수할 부분이다. 10번 중에 10번 다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몸도 준비하고 있다.

-몸 관리는 어떻게 하나?
매끼니 밥을 잘 챙겨먹으려는 게 우선이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다. J리그도계속 주중, 주말 연속 경기가 있다. 그래서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3월 유럽 원정 2연전을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나는 대로 경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 

▲ J리그에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장현수


-J리그에서 뛰는 게 수비 라인에서 빌드업 능력 발전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나?
K리그를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확실히 J리그가 다른 리그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수비부터 빌드업하는 훈련이 되게 많다. 수비수도 패스를 잘 해야 한다는 의기도 높고, 강하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뒤에서 풀어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술 훈련도 수비부터 풀고 나오는 훈련을 많이 한다. 

-지금 대표 팀에서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것도 그런 축구인가?
빌드업을 수비부터 시작한다고 말하신다. 간단하게 하라는 때도 있지만, 수비수의 빌드업을 강조하는 편이다. 빌드업의 중심적 역할은 미드필더가 하지만, 그 중심을 서포트하는 게 수비라고 생각한다. 수비 라인에서 빌드업을 하면 상대 압박에 4대3으로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상대가 투톱으로 압박하고 센터백이 두 명이면 볼란치와 함께 수적 우위를 만들면서 서포트할 수 있다. 

-빌드업 상황에서 기성용과 공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더라. 기성용 선수도 장현수 선수의 빌드업 능력을 강조한 바 있다. 서로 빌드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인가?
(기)성용이 형이 경험도 많고 팀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 성용이 형이 원하는 타이밍에 (내가) 나와서 패스를 받아주고, 어떻게 하라고 말을 많이 해준다. 그 부분에서 센터백들도 의견 있으면 내면서 플레이한다. 그래도 대체로 성용이 형이 리드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그 방향에 따라 준비를 하고 있다. 

-만 22세의 김민재가 대표 팀 중심 수비수로 빠르게 정착했다. 어린 파트너와 경기하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김)민재는 내가 뭐라고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워낙 잘하는 선수다. 월등한 선수라고 내가 어떻게 하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배우는 점도 있다. 같이 뛰어보면서 민재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게 됐다. 유럽 원정을 하면서 민재뿐 아니라 (홍)정호 형, (윤)영선이 형과 많이 얘기를 했다. 원래 대표 팀이 소집되면 나는 수비수들과 많이 대화하는 편이다. (권)경원이가 오면 또 경원이와 말을 많이 한다. 보통 우리가 가고자 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수비 라인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커버 플레이를 할지, 언제 라인을 올리고 내릴지를 경기 전에나 경기 중에 많이 얘기한다.  

-대표 팀에서 여러 수비수들과 조합을 이뤘다. 각각 스타일도 다를 것 같다.
민재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저돌적이고, 파울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많이 앞에서 자르려는 스타일이다. 빌드업 시에도 굉장히 발기술이 좋다. 패스와 킥이 정확하다. 정호 형은 워낙 모든 면에서 월등한 선수다. 따로 한 부분을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경원이는 같이 뛰면서 굉장히 머리가 좋은, 스마트한 선수라고 느꼈다. 라인을 올리는 타이밍이 나와 잘 맞더라. 영선이 형과는 많이 맞춰보지 못했지만 가진 능력이 좋다. 

-김민재처럼 어린 나이에 전북 같은 팀에서 주전을 차지하고, 대표 팀의 주전급 수비수로 자리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곁에서 봤을 때 또래 다른 선수들과 느낀 차이가 있다면?
어린 나이답지 않게 상황에 맞게 경기 흐름을 굉장히 잘 읽는다. 그리고 워낙 피지컬이 좋다 보니까 저돌적인 수비를 많이 하는 성향이다. 몸도 많이 부딪히고, 상대에게 강하게 태클을 하면서 공을 빼앗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은 나도 보고 배우려고 한다. 

▲ 세르비아와 경기 중인 장현수 ⓒ곽혜미 기자


◆ '대표 팀 터줏대감' 장현수, 내가 수비를 이끄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스타일에 맞춰여 한다

-수비수가 자주 바뀌어온 가운데 꾸준히 뛰었다. 아무래도 새로 들어오고 바뀌는 선수들에게 말을 해주는 역할이 많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수비수 중에 베테랑이라고 한다. 벌써 A매치 출전이 50경기나 됐으니 팀을 이끌고 갈 리더십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수비를 어떻게 리드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대표 팀에 어떤 선수가 오고, 새로운 선수가 올 때 내가 대표 팀이 어떤 수비를 하지 맞추라고 하기 보다, 그 선수들의 성향을 내가 파악하고,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적응아 빠른 선수도 있고 놔두면 적응을 서서히 적응하는 선수도 있고 각각 다르다. 나보다 위에 있는 선수들도 많고 잘하는 선수들도 많다. 내가 오래 했다고 이끌어가는 역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잘하기 위해 맞춰야 하는 것이고, 내가 먼저 다가서 맞추려고 한다.

-3월 유럽 원정에 실점이 많았다. 수비수들끼리 따로 이야기를 많이 했나?
얘기는 정말 숱하게 많이 하는 편이다. 팀 미팅 외에도 민재와 방을 같이 썼기 때문에 특별히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정호 형, 영선이 형과도 마찬가지다. 이때는 이랬으면 어땠을까, 장면을 보면서 얘기도 하고, 폴란드전, 북아일랜드전 끝나고 내가 이때 왜 그랬을까하면 ‘형, 내가 이땐 좀 더 빨랐어야 해’라고 이야기하면서 서로 위로 아닌 위로도 해주고 그랬다. 

-대표 팀 수비 라인에 전북 소속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소외감이 드는 경우도 있을까?
그런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제 옆에, 그리고 주위에 좋은 선수가 있다면 내가 더 잘해야 한다. 다들 워낙 좋은 선수이기에 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이지 않는 경쟁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수비 라인에 따로 주문하는 것은?
여기서 100%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미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수비에 대해 많이 신경 쓰고 계신다. 흥민이나 희찬이 등 수비가 잘 될 수 있게 앞에서부터 뛰어주면서 도와주며 하고 있다. 이제 월드컵까지 2개월 정도 남았지만 소속 팀에서도 그런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 

-스페인 코치들이 수비 부분에서도 도움을 주는 부분이 있나?
수비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님과 토니 그란데 코치가 얘기를 많이 한다. 신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고, 수비 얘기도 많이 하신다는 것은, 토니 코치와 종합적으로 상의한 결과이니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팀 미팅은 아니었는데, 토니 코치가 세르히오 라모스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라모스가 굉장히 거칠게 수비를 한다. 한국 선수들은 파울도 그렇고 순진하게 축구하니까, 라모스처럼 거칠게 축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1년 FIFA U-20 월드컵부터 모든 단계의 대표팀을 거쳤다. 대표팀이라는 곳이 익숙할 것 같다.
대표 팀에 갈 때마다, 대표팀이 내게 익숙한 곳이라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상한 걸 수도 있지만, 대표 팀이란 자리는 언제나 무겁다. 국가 대표해서 뛰는 곳이다. 절대적인 의무감이 있다. 물론 대표 팀의 형들과 친해지고, 익숙해질 수 있지만 대표 팀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런 면은 내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 레반도프스키와 격돌한 장현수 ⓒ연합뉴스


◆ 냉철한 장현수, 경험만 한다고 성장하지 않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못 갔지만, 그 뒤로 가장 많은 A매치를 소화한 선수다. 대표 팀은 위기에서 시작했고 요즘 다시 위기론을 겪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대표 팀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내가 경험한 게 아니라 모르지만, 2015년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서 한국 축구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 가라앉게 됐다. 어렵게 월드컵에 진출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신태용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난 이후 선수들도 그렇지만 팀적으로 더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감독님도 그렇고 코칭스태프가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실점도 많고, 이기지 못한 경기가 많지만, 좋은 경기 내용도 있었다. 그 점을 살리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경기 당시 대표 팀은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2014 아시안게임, 2015 아시안컵, 2016 리우 올림픽, 2017 동아시안컵 을 거쳐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해봤다. 모두 수준과 준비, 팀이 달랐는데 어떤 경험이 됐나?
모두 특별하다.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올림픽, U-20 월드컵 모두 하나하나 잊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다 기억에 남아있다. 그런 대회를 통해 나 스스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강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회를 통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다른 유형의 선수를 상대하면서 발전하게 된 면이 있다. 올림픽을 마친 뒤 내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여기까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나 역시 월드컵에 나가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라이트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이 포지션을 경험하면서 얻은 것은?
여러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완벽하게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경험을 해보니 센터백을 볼 때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면에서 도움이 되더라. 미드필더로 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니까. 센터백이 미드필더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미드필더는 센터백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그렇게 도움을 주며 플레이하려고 한다. 라이트백은 생소한 자리였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좋은 쪽으로 나를 기용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스웨덴과 평가전을 했고, 멕시코, 독일과 경기 해봤다. 물론 성인 대표 팀과는 수준이 다르지만 스타일은 어느 정도 익혔을 것 같다.
예상대로 되지 않게 축구다. 솔직히 상대가 우리 보다 강하다. 어떻게든 꼬리라도 잡고 끝까지 해봐야 한다. 멕시코와 경기 해보니 개개 선수들의 기술이 굉장히 좋고 빨랐다. 독일은 팀적으로도 좋지만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이 좋다. 패스를 돌리는 타이밍, 볼이 돌아가는 스피드가 달랐다. 스웨덴은 선수들이 크더라. 파워플레이에 능했다. 그때 해본 경기이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경험을 해봤다는 것 만으로 도움이 될 수 없다.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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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대표 장현수 ⓒ한희재 기자


-3월 폴란드전에 상대한 레반도프스키처럼, 월드컵에서 만날 선수들은 수준 다르다. 부딪혀보니 어땠나?
우리와 경기 할 때 45분만 뛰었고, 레반도프스키가 100%를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큰팀에서 뛰고 있는 좋은 선수라는 걸 45분 동안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우선 움직이는 타이밍이 다르다.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스피드가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헤딩 능력도 뛰어났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 논쟁이 뜨겁다. 신태용 감독은 오면 더 좋다고 했고, 기성용은 안 오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 직접 막아야 하는 수비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안 왔으면 좋겠다. (웃음) 즐라탄이라는 위대한 선수를 막아본다는 것도 제 인생에는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지만, 안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즐라탄이 안와도 뛰어난 공격수가 즐비하다. 본선에서 만날 공격수들 정보 찾아보고 있나?
대표 팀 차원에서 아직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정보도 찾고, 그 선수들에 대해관찰을 하고 있다. 유투브의 플레이 편집 영상 같은 것들도 따로 보고 있다.  

-16강이 어렵다는 여론의 우려가 큰데 선수단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월드컵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우선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월드컵에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아직 내가 나길지 안 나갈지는 모르지만, 일단 월드컵에 나가게 되면 좋은 경기장에서,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해볼 수 있다는 게 내겐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축구 선수로 한번 나갈까 말까하는 무대다. 나가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 

-선수로서는 일본, 중국만 뛰었는데, 월드컵 이후, 개인적으로 축구 인생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박수를 받으면서 은퇴하고 싶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은 경기 뛰면서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중위권을 유지하던 소속팀 도쿄도 올 시즌 기대가 크다.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올해 감독님이 바뀌었다. 새 감독님을 믿고 잘 따라가고 있다. 감독님이 선수 한명 한명을 세밀하게 봐주신다. 팀의 방향을 잘 열어주시는 것 같고, 선수들도 잘 따르고 있다. 감독님이 길을 열어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 길을 가고 싶다고 느끼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도쿄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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