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 마라톤에서 영국 신기록을 세운 모 패라(왼쪽)가 해리 왕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장거리 영웅' 모 패라(35·영국)가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33년 묵은 영국 기록을 바꿔 놨다.

패라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 6분 21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시간 4분 17초에 42.195㎞를 달린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2시간 4분 49초의 톨라 키타타(에티오피아)에 이은 3위였지만, 스포트라이트는 패라를 향했다.

패라는 1985년 스티브 존스가 달성한 종전 영국 기록 2시간 7분 13초를 52초 앞당겼다. 33년 만에 탄생한 영국 남자 마라톤 신기록이었다.

패라는 '장거리 영웅'이었다. 세계 육상계에 매우 오래 '단거리는 우사인 볼트, 장거리는 패라'라는 공식이 지배할 정도로 실력을 갖췄고 인기를 누렸다.

패라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 5,000m와 10,000m를 석권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를 수확했다.‘

지난해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패라는 '트랙 은퇴'를 선언하고, '마라톤 전향'을 선언했다.

패라는 첫 풀코스 도전 무대를 '런던마라톤'으로 택했다. 소말리아 이민 가정 출신인 패라는 장거리 영웅으로 군림하며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다소 늦은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한 패라를 향해 "명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패라는 첫 풀코스에서 영국 신기록을 세우며 우려를 씻어냈다. 패라는 ESPN과 인터뷰에서 "우승한 킵초게는 정말 얄미울 정도로 잘 뛴다"고 웃으며 "오늘 런던 시내를 뛰는 내내 팬들의 큰 함성을 들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킵초게는 최근 참가한 11개 대회에서 10번 우승하는 놀라운 페이스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가 2시간 18분 31초로 우승했다. 브리기드 코스게이(케냐)가 2시간 20분 13초, 타델레흐 베켈레(에티오피아)가 2시간 21분 30초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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