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주우가 '으라차차 와이키키' 민수아에 대해 고민한 지점을 설명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수아는 어쩌면 인기를 얻지 못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에게 빈축을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배우 이주우(28)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연출 이창민)에서 연기한 민수아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민수아는 강동구(김정현 분)와 4년이나 사귀었다가 헤어졌다. 그 뒤 사기를 당해 모든 것을 잃게 됐고, 강동구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얹혀살았다. 얹혀사는 신세였지만 당당하고 때론 뻔뻔한 행동들로 웃음을 안겼다. 

이주우는 이같은 민수아 캐릭터 설정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 시청자에게 외면받는, 민폐 캐릭터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주우는 위기를 극복했다. 자신만의 당당하면서도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민수아를 만들어냈다. 때론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고, 때론 뻔뻔한 표정과 행동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주우는 “극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님, 감독님이 많이 신경을 써주셨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보여질 수 있을까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다. 그게 그대로 사랑으로 돌아오니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이주우. 사진|곽혜미 기자

이주우가 즐겁고 재밌게 만들었던 장면은 매회 매신이다. 이주우는 “대본을 미리 받아보면서 ‘오늘은 어떤 사건 사고가 벌어질까’ 궁금해했다”며 “매회 벌어지는 사건사고에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수아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도 궁금했다. 또 수아는 주인공 여섯 명 중 ‘사이다’를 맡은 캐릭터잖나. ‘어떻게 못된 사람을 혼내줄까’ 즐겼다”고 웃었다.

민수아가 보였던 ‘사이다’ 발언과 행동은 여럿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봉두식(손승원 분)에게 ‘갑질’을 일삼았던 고깃집 사장님이 있다. 그를 찾아가 되려 손님의 갑질을 행하고, 강서진(고원희 분)을 부려먹는 기자 선배를 혼내주기도 했다. 이 모든 장면들을 짚어보던 이주우는 “정말로 재밌었다”고 말했다.

다만 전 남자친구 집에 얹혀사는 설정 등에 대해서는 “‘으라차차 와이키키’이기 때문에 가능한 에피소드이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주우는 “수아가 동구에게 처음 이별을 고했을 때도 ‘네가 잘못한 게 아니고 내가 변한 거야’라고 말한다. 수아 마음에서 동구는 남자친구의 애정 관계를 넘어선 관계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후 동구의 연애 상담도 잘 들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나였다면 아예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외에도 한 가지 의문으로 남는 캐릭터 설정이 있다. 강동구와 헤어질 때 민수아는 사드 문제에 대해 논리적인 말을 했다. 하지만 극 후반부, 민수아는 사도세자에 대해서도 모를 만큼 무지한 역사지식을 보여줬다. 

이주우는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작가님께 여쭤봤다”며 “작가님께서는 ‘수아가 사드에 대해 답을 한 건 보여주기식의 지식’이라고 얘기해주시더라. 사드 문제나 북핵 문제 등에 대해 귓동냥으로 주워들어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본 상식은 없는 귀여운 매력의 친구라고 해주시더라”고 설명했다.

이주우가 고민과 이해를 거듭하며 민수아를 만들 수 있었던 까닭은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주우는 “극 초반에는 남자 배우들이 훨씬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 걸 보면서, 내가 자연스럽게 망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내가 망가져서 안 예뻐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민망한 상황은 따른다. 이주우는 “드라마 특성상 언제나, 항상 리허설 때는 민망하다”며 “다들 부끄러워하고 웃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카메라가 돌아가고 ‘슛’이라고 외치는 순간에는 모두 욕심내서 하게 되더라. 모든 배우가 그랬다”고 밝혔다.

▲ 이주우. 사진|곽혜미 기자

이주우는 남달랐던 책임감에 대해서도 말했다. 2013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데뷔한 이주우는 JTBC ‘선암여고 탐정단’(2014), KBS1 ‘눈길’(2015), tvN ‘호구의 사랑’(2015), KBS2 ‘파랑새의 집’(2015), KBS2 ‘다 잘될 거야’(2016), MBC ‘돌아온 복단지’(2017)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아왔다. 데뷔 5년 만에 첫 주연 신고식을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치룬 셈이다.

이주우는 “주연으로서 책임감이 다르더라. 그 신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실 단역을 주로 했을 때는 연기가 조금 부족했어도 그냥 넘어가 주려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지금의 수아는 조금만 어긋나도 극 흐름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디테일을 잘 살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보다는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도 설명했다. 이주우는 “분명히 내가 하는 몫도 중요하지만, 다른 스태프들이나 감독님, 작가님이 해주는 몫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모두 같이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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