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아.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배우 김선아의 멜로는 여전히 특별했다.

김선아는 24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에서 안순진 역을 맡아 40부작을 이끌었다. 김선아가 연기한 안순진은 '40대 돌싱녀'라는 이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여자였다.

안순진은 제과 회사가 경고문을 제대로 삽입하지 않은 제품 때문에 어린 딸을 잃었고, 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다 전 재산을 날렸다. 거기에 사채 빚까지 지게 됐다. 15살 때부터 함께 해왔던 오랜 남편은 회사 후배와 바람이 나 자신을 등졌고, 버틸 수 없는 삶의 무게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사랑은 찾아왔다. 윗집 남자 손무한(감우성 분)이었다. 안순진은 처음에 손무한을 그저 '숙주'로만 여겼다. 그의 재산, 그에게 받을 위자료만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고 또 위하며 아껴주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안순진의 모습은 다양했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외로움에 잠식된 모습, 완전히 떼내지 못한 전남편과 관계 속에서 흘린 눈물, 손무한을 향한 마음을 깨달았을 때, 손무한이 딸 죽음에 관계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절망 등 다양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김선아는 몰입도 높은 연기로 이를 표현해냈다. 어떤 때는 애교스럽게 코믹하기도 했다가도, 또 어떤 때는 처연하게 슬픈 감정을 토해내기도 했다. 김선아였기에 가능한 감성 짙은 멜로 연기였다. 여기서 공감도 놓치지 않았다. 아픔과 상처를 오롯이 전달하며 공감까지 안겼다.

이는 김선아가 이전에 보여줬던 멜로와 달랐다. 김선아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이다. 이 작품에서 30대 노처녀 김삼순을 연기했던 김선아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멜로 연기를 펼쳐냈다. 당시의 김선아가 내건 주 무기는 공감이었다.

2011년 SBS '여인의 향기' 때는 또 달랐다. 김선아는 '여인의 향기'에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은재를 연기했다. 공감이 주무기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과 달리, 눈앞에 놓인 사랑과 곧 끝날 인생 사이에서 고민하는 애절한 멜로를 보여줬다.

이번 '키스 먼저 할까요'는 두 작품과 또 달랐다. 이번에는 인생이 묻어났다.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던 사랑은 또 한 번 찾아왔고, 그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사랑을 알게 됐다. 뜨겁게 사랑하거나 아파하지 않아도 애틋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렸다. 지금의 김선아만 할 수 있는 연기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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