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맥이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BO 리그에 '로맥 경계령'이 떨어졌다. '맞으면 넘어간다'는 공포감이 전 구단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엔 '공갈포'적인 성향이 강했다. 홈런이 많았지만 타율은 2할5푼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25일 현재 타율이 3할6푼6리나 된다. 파워는 그대로다. 25경기에서 11개를 넘기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그렇다면 투수들의 눈에 비친 로맥은 어떤 타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투수에 따라 보는 시각가 달랐다.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베테랑 투수 A는 "로맥과 여러 차례 승부해 봤다. 홈런도 맞아 봤다. 내 결론은 로맥은 안타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타자라는 점이다. 모든 공에 풀스윙이 나온다. 투수로선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노림수도 따로 없는 것 같다. 몸 쪽 바깥쪽 상관없이 스윙이 나온다. 굳이 꼽자면 몸 쪽이 약점이다. 그래서 많은 투수들이 로맥이 몸 쪽을 공략한다. 하지만 조금만 실투가 돼도 넘어가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그래서 실투도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 B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노림수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풀스윙에 걸리면 홈런이 나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숫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스윙을 하는 걸 보면 무서울 정도다. 그러다보니 투수 처지에선 부담이 된다. 어설프게 던지면 넘어간다. 때문에 볼넷을 줘도 좋다는 생각으로 아예 낮게 던지며 피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된다. 그러다 보면 로맥의 방망이가 따라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맥이 홈런도 많지만 삼진도 많다. 홈런도 분석해 보면 패스트볼이나 변화구의 비율이 비슷할 것이다. 몸 쪽 붙이고 바깥쪽 낮은 공이 공략 포인트이기는 하다. 하지만 거기서 한두 개만 빠져도 바로 넘어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투수 C는 다른 분석을 했다. 로맥은 노림수가 있는 타자라는 것이다.

C는 "로맥이 지난해보다 올 시즌 타율이 크게 높아진 건 한국 투수들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노림수를 갖고 타격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삼진이 많은 건 수 싸움의 미스지 막 치러 나오다 당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로맥을 상대할 땐 그래서 좀 더 어렵고 재미있기도 하다. 이번엔 뭘 노리고 풀스윙을 할지 궁금해진다. 수 싸움에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분석 유형은 달랐지만 로맥에 대한 평가 가운데 일치하는 것은 역시 '걸리면 넘어간다'였다.

실제로 로맥 타구를 분석해 보면 놀라운 발사각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로맥의 발사각을 분석한 데이터다. 메이저리그의 평균 발사각은 12.75도 정도다. 그러나 로맥은 평균 발사각이 최소 18도를 넘는다. 땅볼보다 플라이볼이 많고 그 플라이볼도 홈런 각도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로맥의 특징이다.

지난해 로맥의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0.40에 불과했다. 1.2 정도부터 땅볼이 많은 타자로 분류한다. 로맥은 그만큼 땅볼이 많지 않은 타자라는 걸 알 수 있다. '맞으면 넘어간다'는 공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로맥의 인플레이 타구(땅볼 포함) 평균 발사각은 어지간한 선수들의 플라이볼 한정 발사각 수준이다. 로맥 돌풍이 올 시즌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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