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필승 조 곽빈, 함덕주, 박치국(왼쪽부터)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필승 조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두산은 26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 5.96으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1위 팀에 걸맞지 않은 기록이다. 사정은 있다. 최대성이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한 이닝에 만루 홈런 2개를 맞은 여파로 1이닝 9실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이 81.00까지 치솟았다. 

두산 불펜에서 현재 필승 조로 볼 수 있는 투수는 함덕주 박치국 곽빈까지 3명이다. 이영하는 5선발 이용찬이 옆구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 선발투수로 빠졌고, 베테랑 이현승은 허벅지를 다쳐 재활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은 어깨 피로 누적 여파로 자기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고, 맏형 김승회의 컨디션도 아직이다. 

젊은 필승 조는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함덕주와 박치국, 곽빈은 올 시즌 3승 8세이브 9홀드를 합작하며 45⅔이닝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올 시즌 두산 불펜진이 던진 90⅔이닝의 절반 정도를 세 선수가 책임졌다. 

접전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아 필승 조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시즌 26경기 가운데 13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겼다. 블론 세이브는 5개. 그만큼 피 말리는 싸움이 잦았다는 뜻이다. 팀 세이브 2위 LG 트윈스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세이브 5개를 더 챙겼다. 

젊은 불펜진이 그만큼 믿음을 주고 있으니 접전일 때마다 이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김강률은 지난 2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등판해 ⅔이닝 4실점에 그쳤고, 김승회는 3경기 1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당장은 필승 조에 추가할 카드로 마땅하지 않았다.

25일 인천 SK전에서 4-3으로 뒤집은 9회 함덕주가 등판했다. 여기서 함덕주가 틀어막았으면 승부수가 됐겠지만, 9회 시작과 함께 이재원에게 좌월 동점포를 얻어맞으면서 자충수가 됐다. 함덕주는 24일 경기에서 2이닝 동안 공 36개를 던졌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함덕주 카드를 선택했다. 두산 불펜의 현주소다. 

대안을 세우기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다. 추격 조로 나서고 있는 김정후와 변진수, 홍상삼은 최근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4선발 유희관, 5선발 이영하가 나설 때를 대비하고 있다. 선발이 무너졌을 때 최소 2이닝씩은 던져야 하는 만큼 이기는 경기에 기용하기는 애매하다. 

이용찬과 이현승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이용찬이 돌아와야 이영하가 필승 조에 다시 돌아가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김강률과 김승회가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조금 더 시간을 주면서 유재유와 박신지 등 2군에 있는 선수들을 불러올려 기회를 주는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 그러나 필승 조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자기 몫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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