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과 LG,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시리즈가 돌아왔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서울의 자존심'이냐 '위닝 팀'이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KBO 리그 최고 라이벌전'이 돌아왔다. 2003년부터 정규 시즌 고정 매치업이 된 두 팀의 어린이날 시리즈가 막을 올린다. 올해도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하다. 

◆ 순위 밖 특별한 무언가

1990년대 잠실구장에서 울리던 "LG 바보"와 "OB 꼴찌"는 아주 오랜 추억이 됐다. 그래도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여전하다. 잠실구장을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두 팀의 숙명이기도 하다. 2012년 이후 지난 7년 동안 상대 전적은 LG가 49승 2무 48패로 아주 근소하게 앞선다. LG보다 두산의 성적이 훨씬 좋았는데도 두 팀의 상대 전적은 늘 엇비슷했다. 

OB-두산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LG를 상대한 김태형 감독은 "내가 어릴 적에는 우리(OB)가 많이 졌다가, 그러다 또 (김)동주 있을 때는 우리가 승률이 좋았다"며 선수로 맞이한 LG와 라이벌전을 돌아봤다. LG는 9승 9패로 맞섰던 1993년을 빼고 1990년부터 1997년까지 OB와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1998년부터는 OB-두산이 LG에 우위를 점할 때가 늘어났다. 

역대 어린이날 시리즈로 범위를 좁히면 두산이 우위를 점했다. 32승 1무 25패다. LG는 지난해 어린이날 3연전 싹쓸이의 좋은 기억이 있다. 2016년에는 한 경기가 우천 취소된 가운데 양 팀이 1승 1패를 나눠가졌고, 2015년에는 두산이 2승을 선점한 뒤 3번째 경기에서 LG가 이겼다. 

▲ LG 김현수 ⓒ 곽혜미 기자
◆ 두 번째 김현수 시리즈

라이벌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두 팀 사이의 트레이드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올해는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의미는 더 큰 이적이 있었다. 두산의 상징과도 같았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와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두산 팬들께 죄송하고 LG의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다. 김현수는 시범경기부터 두산을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2경기에서 2루타 2개 포함 6타수 3안타를 기록해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인간미가 없다"는 농담을 들었다. 정규 시즌에서도 2경기 10타수 4안타에 4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현수의 맹활약에도 맞대결에서는 두산이 2승을 선점했다. 단 내용은 팽팽했다. 4월 3일에는 연장 11회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4일에는 6-3으로 이겼다.  

◆ 어린이날 맞춰 '의미심장' 새 유니폼

"LG 트윈스의 'SEOUL 유니폼'은 서울 대표 구단의 정통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구단 창단과 함께 변함없는 연고지 서울을 강조하는 연고지 마케팅의 일환으로서,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들을 디자인화했다." LG가 지난달 30일 배포한 보도자료 일부다. TWINS가 아닌 SEOUL이 적힌 유니폼을 5월 5일 어린이날 공개한다는 내용이다. 새 유니폼 대표 모델은 김현수가 맡았다. 

구단 측은 다른 의미가 없다고 손사래칠지 몰라도(LG는 앞으로 매주 일요일 이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선수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변화일지 몰라도, 팬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두산과 라이벌전에 맞춰 새 유니폼을, 그것도 연고지 서울을 앞세운 유니폼을 입는다? 게다가 대표 모델이 두산에서 LG로 이적한 김현수? LG 팬들은 자부심을, 두산 팬들은 전투력을 끌어 올릴 만하다. 어떤 식이든 '팬심(心)'을 자극하기 충분한 요소들이다. 5월 5일의 승부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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