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은 그동안의 부담감을 털어놨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작년에 너무 잘해서 올해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시즌 초반 두 번이나 컷 탈락해 마음이 정말 힘들었다.”

박성현은 지난해 LPGA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휩쓸며 완벽한 데뷔 첫해를 보냈다.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을 포함해 2승을 거뒀고 11차례 톱 10에 들며 ‘슈퍼루키’로 불렸다. 일주일 만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신인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출발이 더뎠다. 지난 3월 열린 기아클래식에서는 L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컷 탈락했다. 국내 대회를 포함해 2015년 5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컷 탈락이었다. 지난달 휴젤-JTBC LA오픈에서도 컷 탈락하며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LA오픈 컷 탈락 이후 3주 동안의 휴식기를 가진 박성현은 샷과 퍼트를 가다듬었다. 특히 박성현은 어머니와 함께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엄마가 생각보다 내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한주 내내 엄마와 연습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게 크게 도움이 됐다. 감이 좋아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두 차례의 칩인은 박성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어머니와 함께 연습하며 자신감을 되찾자 ‘행운’도 따라왔다. 박성현이 9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는 두 차례의 칩인이 결정적이었다. 최종 라운드 4번 홀(파5)에선 이글을 낚았고 18번 홀(파4)에서는 버디를 기록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지막 홀 칩인 버디는 2위 린디 던컨(미국)을 한 타 차이로 따돌리며 우승을 결정한 위닝샷이 됐다. 

“사실 깜짝 놀랐다. 칩샷 상황이 어려워서 긴장을 많이 했다. 홀로 빨려 들어갈 줄은 몰랐다.”

시즌 첫 우승으로 박성현은 부담을 떨쳤다. 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시즌 대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2년 차 징크스’도 말끔히 털어냈다. 

“시즌 초반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매 경기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 올해 목표는 3승이었다.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게 우선이다.”

박성현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 미국의 유명 골프 칼럼니스트 론 시락은 LPGA 투어 홈페이지에 “박성현은 오랜 기간 스타가 될 선수”라고 평가했다. 시즌 첫 승리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박성현의 이번 시즌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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