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일 라우리(왼쪽)와 더마 드로잔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토론토 랩터스가 스윕패했다.

토론토는 8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동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원정경기에서 93-128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론토는 시리즈 4연패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 시즌 동부 콘퍼런스 1위에 오른 토론토는 이번 시즌 막강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3년 연속 클리블랜드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토론토의 역사는 클리블랜드와 함께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지난 2016년, 토론토는 동부 2위로 마무리한 뒤 콘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상대는 클리블랜드. 6차전 혈투 끝에 2승 4패로 졌다. 첫 원정 2경기에서 대패한 뒤 홈에서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듬해 토론토는 동부 3위를 기록했다. 시즌 도중에 서지 이바카와 PJ 터커를 데려오며 프런트 코트를 보강했다. 플레이오프 희망이 생겼다.

1라운드를 통과한 토론토는 지난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클리블랜드를 만났다. 이바카와 터커가 르브론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또다시 무너졌다. 그것도 스윕패였다. 힘을 쓰지 못하고 4경기 만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르브론은 4경기 평균 36.0점 8.3리바운드 5.3어시스트 FG 57.3%로 폭발했고, 카이리 어빙도 22.3점 8.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드로잔과 라우리도 시리즈 평균 40.8점을 합작했으나 클리블랜드의 벽을 넘어서긴 쉽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토론토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렸다. 드로잔과 라우리에게 지속해서 더블팀 수비를 펼쳤다. 두 선수는 압박 수비에 당해 공격 흐름을 잃었다. 결국 공격 대신 패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마무리할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 토론토 랩터스
한계를 느낀 토론토는 이번 시즌에 스타일을 바꿨다. 그동안 아이솔레이션 위주의 공격 흐름에서 벗어나 스페이싱과 2대2 게임을 펼치기 시작한 것. 벤치진의 활약도 눈부셨다. 원활한 볼 흐름, 정확한 외곽슛, 탄탄한 수비까지 드웨인 케이시 감독은 1년 만에 스타일을 바꿔놨다. 이를 통해 토론토는 구단 역대 최다승에도 입맞춤했다.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토론토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8번 시드 워싱턴 위저즈를 만나 4승 2패를 기록했다. 드로잔과 라우리, 벤치진까지 힘을 내면서 1라운드에 통과했다. 

이후 토론토는 승리를 챙기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클리블랜드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였다. 클리블랜드는 또다시 토론토 약점을 노렸다. 집요하게 볼 핸들러에게 더블팀 수비를 펼쳤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보다 볼 흐름이 좋아졌다. 볼을 여러 번 돌려 외곽슛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정확한 로테이션 수비에 당황하며 실수를 연달아 범했다. 

또한 드로잔과 라우리는 1라운드보다 힘을 내지 못했다. 1라운드 평균 43.9점 FG 45.0% 3P 41.5%를 합작한 두 선수는 2라운드에 34.6점 FG 49.1% 3P 33.3%로 생산성이 다소 떨어졌다. 두 선수가 함께 뛰었을 때 공수 효율성 마진은 1라운드 10.9점에서 2라운드 -27.6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경기 후 드로잔은 "우리는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다시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카일 라우리도 "우리는 졌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케이시 감독도 "우리는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경기력이 더 뛰어났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토론토는 어느 때보다 희망차게 시즌을 치렀다. 동부 1위와 함께 콘퍼런스 파이널, 더 나아가 파이널 진출이란 목표가 생겼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에 4연패 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클리블랜드 공포증을 3년 내내 전혀 극복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을 것이다.

현지에서는 ‘케이시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과연 토론토는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팀 개편 방향을 어떻게 잡아갈지 구단 수뇌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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