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실력은 일찍부터 리그 최고였다. 단 한 가지 흠이라면 데뷔 후 콘퍼런스 파이널 경험이 아직까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젠 아니다.

크리스 폴(33, 183cm)이 콘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2005-06시즌 데뷔 후 13시즌 만이다.

휴스턴 로케츠는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5차전 홈경기에서 유타 재즈를 112-102로 이겼다. 서부 콘퍼런스 1번 시드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2라운드를 통과했다. 이제 무대는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이다.

폴이 비디오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성적을 남겼다. 3점슛 8개 포함(8/10) 41득점 7리바운드 10어시스트 0실책을 기록한 것. 41득점은 폴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하이 득점이다. 또한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40득점 10어시스트 이상 기록하면서 1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은 선수는 폴이 처음이다. 

▲ 크리스 폴(왼쪽)이 NBA 데뷔 후 13년 만에 콘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특히 폴은 이날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3점슛 4개 포함 20점(7/9)을 쓸어 담았다. 경기 막판 휴스턴 팬들은 폴의 애칭인 “CP0"를 연호했다. 3쿼터까지 75-78로 뒤져있던 휴스턴은 폴의 원맨쇼에 경기를 뒤집으며 홈에서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폴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수년간 군림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콘퍼런스 파이널과는 인연이 없었다. 뉴올리언스에선 타이슨 챈들러, 데이비드 웨스트와 팀을 서부 강호로 이끌었고 LA 클리퍼스 시절엔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과 콘퍼런스 파이널을 두드렸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그컨’(‘그래서 그분 콘퍼런스 파이널에는 가보셨겠죠’의 줄임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폴은 이날 승리하기 전까지 콘퍼런스 파이널에 오르지 못한 선수 중 가장 많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 선수였다(86경기).

하지만 그간의 설움을 휴스턴에 와서 날려버렸다. 지난 여름 우승을 위해 제임스 하든과 의기투합하며 휴스턴에 합류한 폴은 이제 콘퍼런스 파이널을 넘어 NBA 파이널 진출까지 노린다. 올 시즌 폴의 플레이오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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