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기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김선기(27)는 '늦깎이 신인'이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으며 빅리거를 꿈꿨던 김선기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상무에서 복무한 뒤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은 다른 신인들에 비해 마이너리그,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실전 경험을 갖춘 김선기가 즉시 전력감이 돼주길 바랐다.

구단의 바람대로 김선기는 올해 개막 엔트리부터 한 번도 1군에서 이탈하지 않고 팀의 불펜에 자리잡고 있다. 시즌 성적은 15경기 1패 평균자책점 5.60. 브랜든 나이트 넥센 투수코치는 "김선기는 초반에 기복이 있고 투구수가 많아 주자를 많이 쌓았지만 신체 조건은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은 선수다. 투구폼을 교정하면서 계산이 서는 투수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8일 고척돔에서 만난 김선기는 "입단해서 처음엔 생각이 많았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서 컨트롤도 잘 안됐다. 완벽하고 싶었고 무조건 잘하려고 했다. 지금은 최대한 마운드에서 생각을 덜고 타자와 싸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에 입단하기 전 상무에서 2년간 KBO 리그를 간접 경험했던 김선기. 그는 "퓨처스에 비해 1군 타자들의 다른 점은 없다. 퓨처스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아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지만 그외에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경기 한 경기의 영향이 크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되는 상황이 더 많다. 이제 조금 적응된 것 같다"고 밝혔다.

리그에 적응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그는 "어떤 타자든 제가 자신 있게 던지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더라. 지금은 직구를 가장 자신 있게 던지고 있고 포크볼도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픈 기억도 있다. 김선기는 지난 2일 6-5로 앞선 4회 나성범에게 중월 스리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그는 "나성범 선수에게 포크볼을 자신 있게 던졌는데 홈런이 되더라. 확실히 이름 있는 선수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다음에는 직구 위주로 더 자신있게 승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기는 지난해 경찰청을 제대하고 올해 팀에 합류한 원정 룸메이트 김동준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친해졌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항상 논의하는 사이. 김상수, 이보근, 오주원 등 선배들도 그의 발전을 돕고 있다. 팀 적응도 마친 김선기는 마지막으로 "목표는 지금 길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안 다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상황에 맞게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며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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