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문지인이 '대군'에서 끝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소감을 밝혔다. 제공|열음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양반가의 몸종이지만 하는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를 격의 없이 대하고, 또 도련님의 열렬한 구애를 냉담하게 뿌리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하극상’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이 인물, 배우 문지인(32)이 연기한 끝단이다.

문지인은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 연출 김정민)에서 끝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끝단은 위로 언니만 줄줄이인 집안에서 태어나 붙은 이름이다. 그는 고작 6살 어린 나이에 양반가 종으로 보내져, 성자현(진세연 분)을 만나 그를 물심양면 돕게 된다. 

끝단과 성자현의 관계는 흥미롭다. 흔한 몸종과 주인의 관계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성자현이 오히려 끝단에게 ‘문도 두드리지 않고 들어온다’고 말할 정도로 격의 없는 사이이자, 둘도 없는 친구다. 문지인은 “드라마에서 보면 자현이에게 제대로 된 친구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끝단이를 연기할 때 자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신분을 넘은 우정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하극상으로 보이지 않도록 선을 잡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선’을 지킨다는 게 모호하기 때문에 연기하는 게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지인은 “끝단만큼이나 자현이도 당찬 인물이다. 여자 주인공인 자현이가 사랑을 쟁취하는 데 있어서 당차고, 가출까지 한다.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끝단이가 수습도 해주고 도와주고, 말려주기도 하면서 신분 관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단과 성자현의 관계만큼이나 끝단-성득식(한재석 분)의 관계도 유쾌했다. 성득식은 성자현의 오빠로, 과거에 합격하면 끝단을 데려가겠다고 해왔다. 하지만 끝단은 신분 격차 때문에 그의 마음을 거절했다. 성득식이 과거급제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그 사이 끝단은 다른 사람과 혼인을 올렸다. 

이때 끝단은 “도련님은 양반. 나는 하녀. 어차피 이뤄질 사이가 아닌데 뭘 기다리냐”고 하거나 “3년이나 기다렸는데 무슨 과거 급제를 10년 만에 하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이는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 한재석(왼쪽), 문지인. 사진|문지인 인스타그램

문지인은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셔서 즐거웠다”고 웃었다. 그는 “끝단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이었다. 연기를 할 때도 내가 ‘갑’이란 생각으로 했다. 득식이는 이름도 머슴 같고, 양반 같지 않잖나. 그렇게 하다 보니까 주변 분들도 정말 재밌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문지인은 또 “사실 신분이 낮으면 연기임에도 어깨가 굽어지는 그런 게 있다. 이휘(윤시윤 분)를 모시는 박기특 역이었던 재호가 그러더라. 그런데 나는 그런 게 없었다.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분이 낮으면서도 발랄하고 당돌한 끝단이였다. 어찌 보면 비정규직인데 하는 행동은 거의 오너 딸이었다”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문지인은 이외에도 ‘대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문지인은 “‘대군’ 속에는 여러 장르가 있다”며 “순수한 멜로와 로맨스도 있지만 암투도 있고, 코믹도 있고, 각자만의 휴먼도 있다. 여러 장르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