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제공|MBC

[스포티비뉴스=장우영 기자] 논란 발생부터 결과 발표까지 무려 11일이 걸렸다. 사안이 중대했기에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결과 발표에 눈과 귀가 집중됐다. 하지만 재발 방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이 책임자 징계 등만 언급된 결과 발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풀어주기에는 부족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 이번 논란을 딛고 다시 시청자와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호평 받은 뒤 MBC 토요일 심야 예능 자리를 꿰찬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은 새로운 예능 효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매니저의 제보로 스타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찰 예능 포맷이었고, 이영자, 유병재 등 참견 대상들의 행동이 모두 화제가 될 정도였다. 특히 이영자의 영자미식회는 실시간 검색어를 휩쓰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제공|MBC

김생민이 성추행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고비가 있었지만 전참시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던 전참시가 제대로 휘청인건 지난 5일 방송이었다. 이영자의 어묵 먹방 장면에서 세월호 참사 뉴스 보도 장면을 배경으로 사용한 것. ‘어묵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희화화하는 단어로 사용됐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또한 이영자가 세월호 참사에 그 누구보다 슬퍼했던 사람이었기에 충격도 컸다.

논란이 커지자 전참시제작진은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충격을 받은 이영자는 전참시녹화에 불참했고, 최승호 MBC 사장은 객관적인 조사와 투명한 결과 발표를 약속하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전참시논란에 대처했다. 이에 따라 MBC전참시’ 2주 결방하기로 하고, 오세범 변호사, 조능희 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오동운 위원(홍보심의국 부장), 이종혁(편성국 부장) 등 사내 인사 5명을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진상조사위원회가 논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참시의 폐지설도 불거졌다. 논란 이후 녹화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영자가 하차 의사를 밝혔다는 것. MBC전참시의 폐지설을 부인했지만 전참시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희화화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제공|MBC

세월호 희화화 논란을 조사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16일 모든 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 측은 사건이 일어난 경위부터 문제 인지 과정을 밝혔다. 또한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결과에 시청자들은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고의성이 없는 책임자의 단순 실수라는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 MBC전참시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논란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책임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진상조사위원회는 징계위원회에 관련자를 회부하고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객관적인 조사와 투명한 결과 발표를 약속하며 벌인 진상조사 결과는 개운하지 않았다. 그동안 쌓았던 신뢰에 금이 간 상황에서 전참시는 전과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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