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담희가 "실력이 퇴보하고 싶지 않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공|빅포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영 기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실력이 퇴보하지만은 않는, 그래서 오래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델, 배우 그리고 가수로서 도전도 멈추지 않은 한담희(30)의 포부다. 모델로 데뷔한 한담희는 2015년 ‘구혜연’이라는 본명으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이하 ‘너목보’)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후 모델 활동을 계속하다가 영화 ‘더 킹’(2017), ‘리얼’(2017), ‘꾼’(2017) 등에 단역으로 출연,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담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세미 트로트 ‘인생이란’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인생이란 다 힘든 거지 뭐 이런저런 일이 많아 좋은 날이 꼭 올 거야’라는 그의 신곡 속 가사처럼, 이런저런 힘든 일을 모두 겪으며 버텨온 한담희의 인생에 ‘좋은 날’이 찾아왔다.

◆ 이하 한담희와 나눈 일문일답.

Q. 어떻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게 됐나.
오랫동안 모델 활동을 해왔다. ‘너목보’를 보고 가끔 러브콜이 오기도 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는 분을 통해서 우연히 회사 대표님을 만나게 됐는데,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셨다. 

Q.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이유는 뭔가.
연예계라는 곳과 내가 원래 일하던 모델 분야는 다른 부분이 있잖나. 그렇다 보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부분이 많았다. 또 나를 맡아줄, 보호자 같은 분이 믿을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신중하게 생각했다.

Q. 2년간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들었다.
트레이닝 과정은 굉장히 어려웠다. 사실 ‘너목보’에서 실력자로 나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보면 ‘쟤는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구나’ ‘생판 자기 멋대로 부르는구나’를 아실 거다.(웃음) 그래도 인내심이 많은 대표님과 보컬 선생님, 좋은 분들이 인내를 하면서 내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힘들었던 부분은 ‘한’(恨)이나, 감정 등의 부분이었다. 트로트의 기교도 생소해서 표현하는 방법 등을 열심히 공부했다.

▲ 한담희. 제공|빅포엔터테인먼트

Q. ‘너목보’ 출연 당시에는 ‘구혜연’이라는 이름이었다.
구혜연은 본명이다. 당시에는 본명으로 모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후에 ‘구담희’로 개명을 했다가 회사와 상의 끝에 ‘한담희’로 데뷔하게 됐다. 여러 후보가 있었다. 도연, 지윤 등의 이름이 있었는데 딱 봐도 담희라는 이름이 포근하게 눈에 띄는 느낌이었다. ‘혜연’이라는 이름은 엄마가 지어주셨는데, 엄마도 ‘담희’를 좋아해 주셨다. 그래서 한담희가 됐다.

Q. 원래부터 모델 일을 꿈꿨나.
원래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런데 오빠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버리고, 집안의 지원이 모두 오빠에게로 갔다. 디자인도 돈이 많이 드는데, 나는 지레짐작으로 어차피 안 되겠다 싶어서 항공운항과로 진학했다. 그런데 대학에 진학하면서 용돈이 딱 끊겨버린 거다. 차비가 없으니까 학교를 못 가잖나. 그래서 별에 별 것을 다 했다. 백화점 아르바이트, 서빙, 닭집 서빙 등 뼈가 빠지게 일을 했다. 그런데 학교 가는데 지장도 받더라. 고민을 하다 보니 초보임에도 수당이 괜찮은 게 모델이더라. 부산에서 할 수 있는 모델 일은 많지 않았는데, 그래도 피팅 모델이나 웨딩 모델, 간간이 화보 촬영 등을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Q. 서울에는 언제 올라왔나.
부산 출신이다. 모델 일은 어릴 때부터 간간히 해왔다. 부모님께서 안정된 직장을 바라셔서 일반 회사를 다니기도 했다. 작정하고 서울 올라온 건 4~5년 정도밖에 안 됐다. 서울 올라올 때 달랑 500만 원 정도만 들고 올라왔다. 방 구하자마자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아르바이트든 행사든 다 했는데, 안정화 될 때까지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프리랜서다 보니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때가 한 번씩 찾아오더라.

Q. 힘들어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다거나 하지 않았나.
성과가 없었다. 스스로한테는 물론 부모님한테 창피하다는 생각이었다. 서울 올라온 지 1년이 되기 전, 많이 울기도 하면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못 버티고 내려가면 창피할 것 같아서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1년, 2년 넘어가고 지금이 됐다. 지금은 서울이 좋다.(웃음)

▲ 한담희. 제공|빅포엔터테인먼트

Q. 서울에 올라올 때 나름의 포부가 있었을 것 같다.
나름대로 큰 포부가 있었다. 부산 토박이로서 생각하기로는 서울에서 TV광고 한 번만 찍고 내려오자는 포부가 있었다. 그거를 이루려고 애쓰다 보니까 스스로 부족한 점이 자꾸 보이더라. 연기 공부를 한 것도 그것 때문이다. 1~2년 정도 배웠는데, 광고를 찍을 때도 대사를 할 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크더라. 기회가 다르기 때문에 배웠다. 배워 놓으니까 운 좋게 트일 때는 좋은 일도 들어오더라. 신의 한 수였다.

Q. 목표는 얼마 만에 이뤘는지?
IPTV로 따지자면 2년 걸렸다. 케이블이나 지상파에서 보는 광고이자 최근에 나온 광고는 우효광 님과 투 샷으로 나온 게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잡혀서 ‘제대로 이뤘다’ 싶더라.

Q.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경험도 많이 해서 100년 정도 산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도 아까워서 끝까지 살아남고 싶다. 

Q. 앞으로 포부는 뭔가.
한 단계 한 단계, 진짜 천천히 걸리더라도 실력이 퇴보하지만은 않고 싶다. 그래서 오래오래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 실력을 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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