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니에스타 그리고 바르사의 우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18시즌 라리가가 21일 오전(한국 시간) 경기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단 1패로 시즌을 마무리한 FC바르셀로나가 독주했고, 네 시즌 만에 '바르사-레알마드리드' 양강 구도가 깨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위에 올랐고, 레알마드리드가 3위에 올랐다. 여기에 4위 발렌시아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5위 비야레알, 6위 레알베티스, 7위 세비야까지 유로파리그에 간다.

데포르티보, 라스팔마스, 말라가는 강등을 확정했다. 말라가는 시즌 초반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한 끝에 결국 강등을 맞았다. 카나리아 제도의 라스팔마스는 지난 여름 주축 선수들을 대거 판 대가를 치러야 했다. 데포르티보 역시 7년 만에 다시 2부 리그로 돌아가게 됐다.

라리가 흐름을 주도한 주요 팀의 활약을 결산한다.

◆ 1위:FC바르셀로나, 눈앞에서 놓친 무패 우승

압도적 우승. 그 외에 이번 시즌 바르사를 설명할 말은 없다. 28승 9무 1패, 승점 93점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초반부터 독주했다. 지난 여름 공격 삼지창을 이뤘던 네이마르가 파리로 떠났다. 최고 강점인 공격 파괴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씻는 엄청난 페이스였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힘이 컸다. 네이마르 없이 조금 더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잡는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수비는 안정됐고 리오넬 메시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면서 시즌 초반을 넘겼다. 중국화 논란에 기대를 받지 못했던 파울리뉴도 공수를 오가면서 힘을 보탰다. 전술이 자리 잡은 뒤엔 초반 부진을 털고 루이스 수아레스가 부활하고, 필리페 쿠티뉴가 이적해 부담도 줄였다. 결국 메시(34골)와 수아레스(3위)가 득점 순위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록 달성을 미룬 것이 옥에 티다. 37라운드에서 시즌 첫 번째 그리고 마지막 패배를 기록해 무패 우승이 좌절됐다. 남아공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 관계로 리오넬 메시를 아예 명단에서 제외한 것도 컸지만, 레반테와 난타전을 벌일 정도로 집중력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 시메오네와 잘 나가는 아틀레티코.

◆ 2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라이벌 팀들을 상대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양강 구도'가 깨진 것은 2번인데 모두 아틀레티코가 그 틈새를 파고 들었다. 시메오네 감독이 시즌 시작부터 지휘봉을 잡은 6번의 시즌 가운데 2번이나 2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3-14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엔 2위를 기록했다. 명실상부 삼파전 양상이 됐다.

앙투안 그리즈만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스타플레이어'는 없다. 하지만 팀 '아틀레티코'는 강하다. 코케와 사울 니게스 등 유스 팀부터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신구조화가 좋다. 필리피 루이스, 후안프란, 디에고 고딘 등 베테랑과 뤼카 에르난데스, 토마스 파티, 앙헬 코레아 등 어린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기 때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카리스마 아래 조직력이 강점이다.

'바르사-레알'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해준 '두 줄 수비' 전술은 여전히 강력하고, 여기에 새롭게 전방 압박까지 장착했다. 전방 압박은 상대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상대할 때, 득점이 반드시 필요할 때 뽑을 수 있는 카드. 실제로 아틀레티코는 단순히 이제 수비력이 강한 팀이 아니라, 어떤 팀도 부담스러워 할 팀이 됐다.

유로파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랜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 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면서 유로파리그에 갔지만,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 올해도 레알은 빅이어를 노린다.

◆ 3위:레알마드리드, 기복 보인 레알 챔스에 올인

'갈락티코' 정책으로 유명한 레알이 유난히 조용한 여름 이적 시장을 보냈다. 다니 세바요스, 테오 에르난데스를 영입하고 마르코스 요렌테, 헤수스 바예호가 임대에서 복귀하는 등 대체로 어린 선수 영입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를 하겠다는 뜻.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좋을 때는 어떤 팀도 막기 어렵지만, 풀리지 않을 때는 무기력하게 승점을 잃기도 했다. 22승 10무 6패. 레알답지 않은 성적이다. 지난 10번의 시즌 동안 최악의 성적이다.

다만 경험이 풍부한 스쿼드는 '녹아웃'으로 진행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난히 강했다. 파리생제르맹, 유벤투스, 바이에른뮌헨까지 빅리그 팀들을 모두 이기고 3연속 결승행에 성공했다. 기복은 있지만 일단 승부처에선 강하다는 뜻. 빅이어를 3년 연속 든다면 마냥 실패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외하곤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베일은 시즌 중반부터 살아나면서 16골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지만, 주로 중하위권 팀들과 경기에만 출전해 결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 결론적으론 94골이나 기록하면서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측면 크로스와 호날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은 문제. 공격이 풀리지 않으니 역습에 무너지는 경우들이 적잖았다. 다가올 여름에 보강과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ㅛ

▲ 저력의 발렌시아가 돌아왔다.

◆ 4위:발렌시아, 4-4-2로 이룬 명가의 부흥

시즌 초반은 말 그대로 돌풍이었다. 발렌시아는 2014-15시즌 이후 중위권을 전전했던 발렌시아가 다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시모네 차차의 연속 골 행진 속에 무려 13라운드까지 9승 4무 무패 행진을 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4-4-2 전술이 힘을 썼다. 4-4-2 전술을 주로 활용하면서 공격력을 발휘했다. 최전방에 머무르는 전통적인 투톱이 아니라 측면으로 자주 움직이는 공격수들과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주 공격에 가담하는 날개 공격수들의 조합이 좋았다. 호드리구, 차차, 산티 미나, 곤살루 게데스, 루치아노 비에토까지 공격을 이끌었다. 호드리구가 16골, 차차가 13골, 미나가 12골 등 두루 득점력을 발휘했다. 중원을 든든하게 지킨 다니 파레호의 부활도 주목할 점이다.

문제는 5위 내에서 경쟁한 팀들을 상대로 무승에 그친 것이다.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레알마드리드, 비야레알과 맞대결에서 3무 5패로 부진했다. 차기 시즌 우승을 노리려면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을 펼치려면 상위권과 맞대결에서 힘을 써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