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추성훈 선수, 왔나요?"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삼성 코엑스A홀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 마련된 '쎄다격투기시연회' 특설무대. '사랑이 아빠'로 유명한 UFC 파이터 추성훈의 이름이 나오자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아, 주차 중이시라고요?"

코리안탑팀 하동진 감독은 관중들에게 추성훈이 곧 도착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며 이날 시연을 펼치게 될 코리안탑팀과 팀매드 선수들의 이름을 먼저 호명했다.

유상훈·차인호·조남진·김두환·장원준·홍성찬·김장용·곽관호·방태현·임현규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고 끝으로 '스턴건' 김동현이 무대로 오르자 관중석에서 자연스럽게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하지만 하동진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아직 아니에요. 더 유명한 선수 있어요"라고 말하더니, 팬들이 기다리던 그 이름을 불렀다.

"자, 추성훈 선수!"

등장구로 쏠린 약 250명 관중들의 시선.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가 흘러나오면 어울릴 법한 현장 분위기.

이때 한 선수가 얼굴을 붉힌 채 등장했다. 그런데 추성훈이 아니었다. 그는 다름 아닌 '게으른 천재' 김창현. "오늘 하루 추성훈 선수로 활동해주실 겁니다"라는 하동진 감독의 소개에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관중들도, 동료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를 바라봤다.

가장 격렬한 투기 스포츠인 종합격투기. 하지만 이날 시연회는 누구나 즐겁게 종합격투기를 접할 수 있는 축제였다.

유상훈과 차인호가 미트 시범을, 곽관호와 홍성찬이 레슬링 시범을, 조남진과 장원준이 그라운드 서브미션 시범을 선보이자 생소한 기술을 지켜본 관중들은 "우와" 탄성을 터트렸다.

메인이벤트는 김동현과 임현규의 종합격투기 시범. 둘은 UFC 웰터급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대표 파이터다. 관중들은 UFC 마니아들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두 파이터의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들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재미를 선사하려는 두 선수의 연기도 좋았다. 톱포지션의 임현규가 파운딩 연타를 퍼붓고, 가드포지션의 김동현이 몸을 좌우로 흔들며 펀치를 피하는 장면에서 팬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과는 김동현의 승리. 1분 3라운드 동안 격렬하게(?) 부딪치다가 3라운드 임현규가 입으로 쏜 독침에 김동현이 쓰러졌지만, 주심 역할의 김두환은 아무런 이유 없이 스턴건의 손을 들어줬다.

관중이 참여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82kg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평소 체중이 82.5kg이고 아침을 먹지 않아 지금은 81.2kg"이라고 우기는 190cm 거구 김두환의 한 다리를 잡고도 테이크다운 시키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광안리 추성훈' 김창현은 팬이 시도한 리어네이키드초크를 고개를 틀어 가볍게 버텨냈다.

쎄다격투기시연회는 200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국내 격투기를 대표하는 연례행사다.

강산이 바뀔 동안 국내 종합격투기 파이터와 팀을 후원해온 '쎄다' 성안세이브-태영안전(대표 김상우)은 매년 개최되는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 자사의 대표 주력 제품 안전모와 안전벨트, 추락방지용 안전대 등을 소개하면서 이색이벤트로 격투시연회를 선보이고 있다.

쎄다 김상우 대표는 이날 행사를 흐뭇하게 지켜보며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후원을 해온 시간 동안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UFC나 유수의 다른 단체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기쁠 뿐"이라며 웃었다.

김동현은 "김상우 대표님이 계속 도와주고 계셔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UFC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현재까지 UFC에 진출한 한국선수는 총 9명. 그 중 7명이 쎄다가 후원한 코리안탑팀과 팀매드 출신이었다.

쎄다격투기시연회는 9일(목)까지 이어진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종합격투기 시범이 펼쳐진다.

[영상] 촬영 및 편집 배정호 기자 ⓒ 스포티비뉴스

[사진] 촬영 한희재 기자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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