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버스 샘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가 외국인 투수로 재미를 본 사례는 많지 않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3이 넘었던 한화 외국인 선수는 구단 역사상 한 명도 없다. 최고가 2007년 세드릭 바워스(2.94)다.

2015년 에스밀 로저스는 대체 선수로 들어와 고작 10경기를 던지고도 2.84를 기록해 2위에 올라 있다. 10경기에서 완투 4회 완봉 3회라는 괴물 같은 기록을 썼다. 처음부터 시즌을 치렀다면 최상덕(2001년)과 송진우(2002년)의 2000년대 최다인 기록인 8회까지 넘을법 했던 페이스였다. 2016년 부상으로 한화를 떠났고 현재 넥센 소속이지만 한화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임은 자명하다. 

25일 한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던진 122번째 공은 시속 151km가 나왔다. 비록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샘슨은 올 시즌 개인 최다인 투구 수 122개를 던지면서 6⅓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지친 기색 없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려 했던 샘슨의 모습은 마치 로저스에 같았다. 샘슨은 25일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 갔다. 11경기를 하면서 7번째 퀄리티스타트. 팀을 넘어 리그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매김을 했다.

샘슨의 경기당 평균 이닝은 5.72이닝. 비록 로저스와 비교했을 땐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지만 구위는 밀리지 않는다. 최고 구속 155km짜리 패스트볼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으며 제2구종인 체인지업은 물론 간간히 섞는 커브와 슬라이더도 수준급이다. 이날 탈삼진 9개를 추가한 샘슨은 81개로 LG 헨리 소사(71개)에 10개 앞선 리그 1위다.

샘슨이 로저스의 기억을 지웠다면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은 지난해까지 한화 공격을 이끌었언 윌린 로사리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 내고 있다. OPS가 리그에서 2위이며 홈런은 14개로 공동 3위, 타점은 7위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한화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외야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지명타자와 1루수였던 로사리오보다 더 활용폭이 크다고 한화 구단은 만족해하고 있다. 게다가 투수 땅볼에 전력질주하는 프로 의식과 팀을 위하려는 책임감까지 높게 평가받는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도 샘슨과 호잉에 못지않다. 10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치고 있지만 WAR은 1.08로 정우람에 이어 팀 내 2위다. 송진우 투수 코치와 체인지업을 교정하면서 타자와 싸울 수 있는 경쟁력이 생겼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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