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한 건물에 브라이언 캐시먼 뉴욕 양키스 단장이 로프를 타고 매달렸다.

캐시먼 단장은 22층 건물에서 줄에 의지한 채 "오타니여 뉴욕으로 오라!"라고 어필했다. 당시 갓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한 오타니는 미국 메이저리그 대부분 팀이 탐내는 '초대어'였고, 돈 싸움으로 져본 적이 없는 양키스는 영입 후보 0순위였다. 그러나 양키스는 오타니와 최종 미팅도 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오타니는 여러 후보들을 고른 끝에 LA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당시 양키스 구단과 뉴욕 언론은 '굴욕을 당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후 약 5개월이 지났지만 양키스의 화는 가라앉지 않은 듯 보인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첫 양키스타디움 방문이었던 26일(한국 시간).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양키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양키스 팬들은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오타니는 이날 5번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선발 루이스 세베리노를 상대로 지난달 홈 경기에서 홈런을 친 좋은 기억이 있었지만 2회 삼진, 4회 볼넷, 6회 유격수 땅볼을 기록하며 안타를 치지 못했다.

더욱 강렬한 상대는 8회 마주했다. 오타니는 1-2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때마침 양키스는 투수를 교체했다. 현역 가장 빠른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었다. 채프먼은 2구째 폭투로 주자를 진루시켰으나 오타니에게 최고 164km에 이르는 직구 5개를 던져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미국,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양키스타디움은 역사가 있고 훌륭한 구장이다. 야구선수라면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곳"이라며 이곳을 찾아 야유를 받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채프먼에 대해서는 "엄청난 투수였다. 공도 빠르고 힘이 있어 쳐도 아웃이 되거나 파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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