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NL 브라질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박정아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에게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팀 내에서 그는 해결사는 물론 리시브 수비 그리고 블로킹 등 모든 요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김연경은 대표 팀의 '정신적 지주'다. 김연경의 리더십에서 한국 여자 백 대표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김연경의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김연경 없이 세계 강호들과 상대하는 경험은 대표 팀 성장에 필요하다.

한국은 김연경은 물론 김수지(31, IBK기업은행) 양효진(29, 현대건설) 없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이하 VNL) 3주차 경기가 열리는 네덜란드로 떠났다.

젊은 선수들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였다. 29일(한국 시간)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1-3(11-25, 14-25, 33-31 20-25)으로 졌다.

4승 3패 승점 11점을 기록한 한국은 출전국 16개국 가운데 8위를 유지했다.

세계 랭킹 4위인 브라질은 전통적인 강호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브라질은 힘과 높이는 물론 빠른 플레이로 세계 무대를 호령하고 있다.

브라질은 나탈리아 페레이라와 타이사 팔레시 등 주전 선수 상당수가 빠졌다. 그러나 한국이 상대하기에 매우 어려운 팀이었다. 한국은 비록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3세트를 30점이 넘는 듀스 접전 끝에 따냈다. 4세트에서도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 VNL 브라질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이재영 ⓒ FIVB 제공

특히 이 경기에서 박정아(25, 한국도로공사)는 팀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강소휘(21, GS칼텍스)는 13점 이재영(22, 흥국생명)은 11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미들 블로커로 출전한 김희진(27, IBK기업은행)도 두 자릿수 득점인 10점을 올렸다.

김연경 대신 해결사로 나선 박정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2017~2018 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MVP로 선정된 그는 한층 성장한 공격 능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의 높은 블로킹을 뚫는 대범한 공격은 물론 상대 블로킹을 활용한 타법도 인상적이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 강소휘도 상대에 주눅 들지 않은 공격력을 펼쳤다. 이재영은 여러모로 리시브 부담이 컸다. 김연경이 빠졌기에 그의 리시브 비중은 한층 커졌다. 득점은 11점에 그쳤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꾸준하게 살림꾼 소임을 해내고 있다.

박은진(19, 선명여고)은 처음 주전으로 코트에 나섰다. 그는 5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네덜란드 원정에 나선 대표 팀은 김연경의 부재는 물론 중앙의 높이가 많이 떨어졌다. 한국의 중앙을 사수하는 김수지와 양효진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높이에서 현격한 열세를 보인 한국은 블로킹 싸움에서 4-13을 기록했다.

박정아를 비롯한 날개 공격수들의 선전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11개의 서브 득점을 허용하며 리시브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벨기에와 이탈리아 그리고 브라질에 무릎을 꿇었다. 세 번의 패배에서 모두 한국은 리시브 난조를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코치 겸 선수인 세터 이효희(38, 한국도로공사)가 뛰지 않았다. 이다영(22, 현대건설)과 이나연(26, GS칼렉스)이 코트에 나섰지만 여전히 공격수들과 호흡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리시브와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 그리고 고비처에서 나오는 범실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내내 밝은 표정으로 코트를 누볐다. 승패를 떠나 한 수 배우겠다는 의지로 떠난 이들은 경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정신력은 3세트에서 나타났다.

▲ 네덜란드의 주포이자 세계적인 공격수인 로네케 슬뢰체스 ⓒ Gettyimages

한국은 31일 새벽 홈 팀 네덜란드를 만난다. 네덜란드는 폴란드와 경기에서 3-0(25-22 25-22 27-25)으로 승리했다. 네덜란드는 브라질과는 달리 주전 선수 대부분이 출전했다.

폴란드와 경기에서 팀의 주공격수인 로네케 슬뢰체스(바키프방크)는 16점을 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여자 배구 세계 최강 팀으로 군림한 터키 바키프방크에서 주팅(중국)과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또한 과거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은 마렛 발켄스타인도 버티고 있다.

네덜란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4위 팀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국은 다시 한번 경험 쌓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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