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진우 코치(왼쪽)가 경기가 안 풀리자 배영수(가운데) 최재훈(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각 스포츠 전문 채널은 캐스터와 해설 위원을 캠프지로 파견한다. 캠프의 분위기를 취재하고 인터뷰에 나선다.

인터뷰는 주로 해설 위원들이 맡는다. 해설 위원이기에 앞서 야구 선배들과 대화인 만큼 대부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

송진후 한화 코치는 잘 알려진 대로 해설 위원을 지낸 바 있다. 그도 첫해 마이크를 들고 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그런데 첫 인터뷰부터 꼬여 버리고 말았다. 한화 선수들이 의외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송 코치가 처음 만난 한 한화 선수는 송 당시 위원에게 하고싶은 말을 묻자 "그때 제게 왜 그러셨어요. 매번 저를 볼 때마다 "에휴 답이 없다. 답이"라고 하셨잖아요. 그 말에 많이 좌절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농담이 섞인 대답이었지만 순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송 코치도 딱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더듬거려야 했다. 송 코치가 초보 코치 시절 어떤 코치였고 왜 실패를 했는지 엿볼 수 있는 일화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송 위원은 다시 송 코치가 됐다. 그리고 그는 매우 많이 달라져 있었다.

현재의 송 코치는 선수들의 어려움을 먼저 이해하고 다가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선수별로 부족한 분야를 족집게처럼 집어 내 맞춤 처방을 내린다.

단점을 부각하기보다 장점을 살려 주는 코멘트로 선수들을 이끈다.

송은범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게 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송은범은 “송진우 투수 코치가 투심 패스트볼을 권유해 줬다. 송 코치님 덕분에 이렇게 됐다”며 고마워한다.

▲ 송진우 코치. ⓒ한희재 기자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는 자신이 바깥쪽을 두려워한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쪽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해 준 송 코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송 코치를 “은인”이라고 부른다.  외국인 듀오 샘슨과 휠러는 “송 코치의 조언에 따라 투구에 해답을 찾았다”고 말할 정도다.

이 밖에도 올 시즌 활약하고 있는 대부분 선수들이 송 코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 긍정의 기운을 선수들에게 심어 준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송 코치는 “아무래도 해설 위원을 하면서 견문이 넓어지고 야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또 예전에 코치를 했을 때보다 지금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분야가 커졌다”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 중심이 아니라 선수 중심으로 가야 한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투수다. 난 내비게이션이다. 선수가 다르게 가면 좋은 길로 안내해 줘야 한다. 우리가 그전에 훌륭한 지도자들에게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을 선수들에게 알려 주고 잘하고 있을 때 칭찬하는 게 내 일이다. 선수들과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의 단점에 한숨부터 내쉬던 그 옛날의 송진우 코치가 아니라는 걸 그의 인터뷰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송 코치에게 정색 인터뷰를 했던 그 선수의 한마디가 지금의 송진우 코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최근 한화 공격력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안정된 마운드 덕에 든든히 버텨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엔 누가 뭐라 해도 송진우 코치가 있다. 코치로서 첫 커리어에서 실패를 맛 본 것이 두 번째 도전의 성공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