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개그 캐릭터로 이름을 날린 자베일 맥기. 이날만큼은 달랐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제 개그 캐릭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자베일 맥기(30, 213cm)가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8 NBA(미국 프로 농구) 파이널 2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22-103으로 이겼다. 파이널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골든스테이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7일 클리블랜드 원정을 떠나게 됐다.

이날 선발 명단엔 맥기가 깜짝 등장했다. 안드레 이궈달라가 다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골든스테이트의 선발은 스테픈 커리-클레이 톰슨-케빈 듀란트-드레이먼드 그린-케본 루니로 꾸려졌다. 하지만 파이널 2차전엔 루니 대신 맥기가 먼저 나섰다.

1차전에서 선보인 짧지만 강렬했던 활약이 골든스테이트 스티브 커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맥기는 1차전에서 6분 뛰며 4득점(2/3)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별할 것 없는 성적이었지만 르브론 제임스를 수비하는 장면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날 르브론은 51득점을 폭발시켰다. 듀란트, 그린, 루니, 톰슨 등이 막아봤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맥기 앞에선 르브론도 주춤했다.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 맥기 앞에선 르브론도 쉽게 공격하지 못했다.

2차전에 선발로 나선 맥기는 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먼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픽앤 슬립을 이용해 연속 4점을 올렸다. 예상치 못한 맥기의 연속 득점에 오라클 아레나의 환호성은 커져갔다.

수비에서도 르브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맥기는 르브론의 슛 페이크 동작에 속지 않았다. 신장대비 빠른 발을 갖고 있어 르브론의 슛을 견제하면서 돌파도 어렵지 않게 막았다.

맥기는 이날 18분 출전해 12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높은 에너지 레벨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출전 시간은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2번째로 많았고 4월 17일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 르브론 제임스(오른쪽)도 자베일 맥기 앞에선 제대로 된 슛을 시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로 NBA 데뷔 12시즌 째를 맞는 맥기는 큰 키와 뛰어난 운동능력을 겸비했음에도 떨어지는 바스켓볼 아이큐로 팀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덩크슛 시도 중 스스로 림에 블록을 당하거나 스텝이 꼬여 넘어지고, 팀 공격 중 홀로 백코트를 하는 등 경기 중 당황스러운 장면을 여럿 노출했다. 때문에 NBA 선수들의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샥틴어플’의 단골 손님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웃긴 선수'로만 각인 됐던 맥기지만 이번 파이널에선 예상치 못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맥기가 골밑에서 버텨준다면 이궈달라의 부상으로 수비가 약해진 골든스테이트로선 큰 힘이 된다. 클리블랜드로서도 맥기의 존재가 여러모로 불편하다. 르브론의 돌파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 

맥기는 이번 파이널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까.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의 파이널 3차전은 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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