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맹봉주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 29일 막을 내린 2018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 이번 대회는 사흘간 충청북도 충주시를 포함해 11개 시, 군에서 육상, 핸드볼, 럭비, 자전거, 복싱, 하키 등 36종목(초등 21, 중등 36) 17,181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대회 기간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스포츠를 향한 선수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특히 소년체전에서는 인기, 비인기 스포츠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어느 경기장을 가도 관중들이 큰 함성과 플랜카드로 선수들의 응원 열기를 돋웠다.

▲ 복싱 유망주 김민준 ⓒ 임창만 기자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선수들은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렸다. 중등부 복싱 경기장에서 만난 대구학남중학교의 김민준(15)도 그랬다. 복싱 경기를 막 끝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힘들거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김민준은 “중학교 1학년 때 복싱을 시작했다. 처음엔 주말마다 운동을 해야 되고 체력훈련이 힘들어서 재미가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복싱하기 전엔 공부도 못하고 인기도 없었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알아봐주고 관심을 가져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꿈을 묻는 질문엔 “국가대표가 될 거다. 국가대표가 돼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당당히 답했다.

뙤약볕 아래 야외 하키 경기장에서 스틱으로 공을 치던 중등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들과 수영장에 가다가 하키 선수들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 하게 됐다”는 목포여중 하키부 주장 장수완(15)은 “나도 처음엔 힘들었다. 운동하는 양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드리블을 하면서 수비수를 제칠 때 느끼는 기분은 말로 다 표현 못한다. 꼭 국가대표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키는 초등부가 없어 이번 대회에서 남녀 중등부 경기만 펼쳐졌다. 중등부도 남녀 합쳐 28팀, 482명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만난 하키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에서 우리와 경쟁 중인 중국, 인도, 일본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낮은 숫자다. 이 정도의 인프라를 가지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드는 게 대단할 정도”라고 했다.

▲ 하키 선수들이 소년체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임창만 기자
하지만 하키 선수들의 열정과 의지가 국제대회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지금 당장의 경기보단 미래의 국가대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소년체전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현장 관계자들도 같은 마음이다. 어린 꿈나무들이 지금의 성적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며 무럭무럭 성장하길 바란다. 

대한복싱협회 박형규 상임심판은 “성인 선수들은 대회 성적이 중요하겠지만, 어린 선수들은 성적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기술이나 체력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다. 기본기가 선수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지금 당장의 승패에 만족하거나 실망하기엔 이르다. 경기를 통해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어린 선수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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