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NL 태국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양효진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의 중앙은 여전히 양효진(29, 현대건설)의 존재감이 매우 컸다. 10년 가까이 한국의 붙박이 미들 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는 5일 열린 태국과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한국은 5일 태국 나콘 랏차시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이하 VNL) 4주차 태국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5-18 20-25 26-24)로 이겼다.

한국은 4연패에서 탈출하며 5승 5패 승점 14점을 기록했다.

지난주 네덜란드에서 열린 VNL 3주차 경기에서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과 김수지(31, IBK기업은행) 그리고 양효진은 출전하지 않았다. 차해원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은 "관리가 필요한 선수 3명이 있는데 김연경과 김수지 그리고 양효진이다"며 "양효진은 허리가 좋지 않아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원정에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선수 3명에서 휴식을 준 점은 태국전에서 빛을 발휘했다. 양효진은 팀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20점, 김수지는 9점을 올렸다.

특히 김연경이 아닌 다른 선수가 한국 최다 득점을 올린 것은 오랜만이었다. 이 경기에서 양효진은 무려 블로킹을 7개나 잡았다. 장기인 시간차는 물론 속공으로 태국의 수비를 흔든 점도 인상적이었다.

양효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전부터 대표 팀의 주전 미들 블로커로 활약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그는 국내 리그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국내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성장했다.

양효진은 김희진(27, IBK기업은행)과 더불어 김연경 다음으로 국제 대회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할 때 코트를 누볐다. 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도 한국의 중앙을 지켰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전 일본과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양효진(가운데) ⓒ Gettyimages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일본과 첫 경기에서 김연경(30점) 다음으로 많은 21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양효진은 꾸준하게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리며 상대 팀을 위협했다. 지난해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카자흐스탄과 경기에서 그는 갑자기 코트에 쓰러졌다. 허리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그는 9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다시 대표 팀에 합류하며 한국의 중앙을 사수했다. 네덜란드 원정 3연전에서 한국은 전패했다. 김연경의 부재도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양효진이 없는 중앙도 문제점이었다. 중앙의 높이와 위협이 사라진 한국은 세계 강호들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며 무너졌다.

미들 블로커는 날개 공격수만큼 화려한 포지션은 아니다. 그러나 이기는 경기를 위해 매우 중요한 위치다. 한 배구 관계자는 "대표 팀 선발에서 키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국제 대회에서는 높이가 그만큼 중요하다. 높이가 떨어지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것이 국제 대회다"고 설명했다.

▲ VNL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양효진 ⓒ Gettyimages

이번 VNL에서 태국은 2승 8패 승점 6점에 그치고 있다. 태국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탄탄한 조직력에도 불구하고 열세인 높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이 태국을 상대로 어느 정도 우위를 보이는 점은 높이 때문에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태국이나 일본과 경기에서는 양효진과 김수지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짧게 숨을 고른 뒤 태국으로 향한 양효진과 김수지는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양효진은 "후배들도 앞으로 국제 대회 출전 기회를 얻어서 경험을 쌓고 성장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김연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국제 대회에서 뛰었던 양효진의 존재감은 여전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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