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노토리어스'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가 '머니' 채드 멘데스(30·미국)를 꺾고 UFC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맥그리거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89' 메인이벤트에서 멘데스의 길로틴초크 시도를 막아낸 뒤, 장거리 왼손 스트레이트를 앞세운 펀치 연타로 멘데스를 쓰러뜨려 2라운드 4분 57초에 TKO승을 거뒀다.

챔피언 로비 라울러(33·미국)는 코메인이벤트에서 펼쳐진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로리 맥도널드(25·캐나다)를 상대로 1차 방어에 성공했다. 3라운드 하이킥에 위기를 맞았지만 5라운드 강력한 왼손 스트레이트로 TKO승을 차지했다.

'왕이 된 광대' 맥그리거, 멘데스에 2라운드 TKO승

글러브 터치 없이 기습적인 뒤돌려차기로 경기를 시작한 코너 맥그리거(26·아일랜드)는 평소처럼 허리를 세운 채 압박을 시작했다. 스트레이트와 미들킥, 뒤차기로 채드 멘데스(30·미국)를 펜스로 몰았다.

멘데스는 백스텝을 밟으면서도 호시탐탐 테이크다운 기회를 노렸고, 결국 타이밍 태클로 맥그리거를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톱포지션에서 강력한 왼손 팔꿈치 파운딩을 터트려 맥그리거의 오른쪽 눈썹을 찢어놨다. 길로틴초크 등도 시도해 포인트를 쌓았다.

2라운드에도 멘데스는 태클로 맥그리거를 바닥에 눕혔다. 굳이 가드를 패스하려고 하지 않고 파운딩 펀치로 맥그리거의 안면을 두들겼다. 맥그리거도 빠져나오려고 애쓰지 않았고 가드를 닫은 채 시간을 끌었다. 레슬링에서 우위를 보인 멘데스가 맥그리거에 기세를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평소와 다르게 멘데스가 급격히 지친 것이 문제였다. 멘데스는 가드를 패스하며 회심의 길로틴초크를 넣어봤으나 맥그리거가 예측하고 몸을 돌려 빠져나오면서 스탠딩으로 전환, 흐름이 바뀌었다. 타격 압박에 숨을 거칠게 내쉬는 멘데스는 맥그리거의 왼손 스트레이트에 충격을 받고 비틀거렸다.

승기를 잡은 맥그리거는 펀치 연타를 넣었다. 188cm 리치에서 나오는 맥그리거의 타격은 긴 창처럼 멘데스의 안면에 꽂혔다. 결국 멘데스가 쓰러지자 주심 허브 딘이 2라운드 4분 57초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맥그리거의 TKO승.

맥그리거는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고 승리의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챔피언 알도는 자신을 '왕', 멘데스를 '왕자', 맥그리거를 '광대'라고 부르곤 한다. 이날 맥그리거는 광대가 왕자를 쓰러뜨리고, 왕의 앞까지 도달했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쓴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올해 말 돌아오는 챔피언 알도와 통합 타이틀전을 펼친다.

맥그리거는 2011년 2월부터 14연승(UFC 6연승)을 달렸다. 통산 전적은 18승 2패. 16번째 (T)KO승으로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알도의 갈비뼈 부상으로 2주 전 대체선수로 결정된 멘데스는 맥그리거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알도에게만 2패를 당했던 멘데스는 새로운 잠정 챔피언에게도 패배해 통산 3패째(17승)를 기록했다. 왕자의 자리를 광대에게 내줬다.

로비 라울러 5R KO승…지옥에서 온 야수

76인치(193cm)의 긴 리치를 자랑하는 로리 맥도널드(25·캐나다)는 앞손 잽과 오른발 보디킥으로 사우스포 로비 라울러(33·미국)의 접근을 막았다. 진흙탕 난타전의 대가인 챔피언과 섞이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2라운드, 라울러는 기어를 올리기 시작했다. 스텝을 활발하게 밟고 상체를 계속해서 좌우로 움직이면서 오른손 잽과 왼손 스트레이트를 맥도널드의 안면에 적중시켰다. 맥도널드는 라울러가 접근하면 엘보우 카운터를 던지며 대응했지만 펀치를 여러 차례 허용해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맥도널드는 라울러의 공세에 밀려 3라운드 테이크다운을 한 차례 시도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았다. 라울러가 완벽히 방어했다. 맥도널드의 모든 수가 막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3라운드 오른발 하이킥 한 방이 흐름을 바꿨다. 맥도널드의 하이킥은 라울러의 가드에 막혔는데도 강력했다. 뒷목에 충격을 받은 라울러는 비틀거렸고, 피냄새를 맡은 맥도널드는 챔피언을 구석에 몰아넣고 펀치 연타를 날렸다. 완전히 전세가 역전되는 듯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울러가 강력한 맷집만큼 강철 같은 정신력과 맹수와 같은 승리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3라운드 대위기를 버텨낸 라울러는 전진을 멈추지 않았고 5라운드 강력한 왼손 스트레이트로 맥도널드를 쓰러뜨렸다. 코뼈가 부러진 것으로 보이는 맥도널드는 묵직한 펀치를 맞고 코를 만지면서 쓰러져 승리를 챔피언에 내줬다.

마지막 라운드 1분에 타이틀을 방어해낸 챔피언 라울러는 승리의 짜릿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른쪽 윗입술이 찢어졌는데도 포효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통산 전적은 37전 26승 10패 1무효가 됐고, 20번째 (T)KO승이 기록됐다.

승리의 8부 능선까지 갔다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맥도널드는 2013년 11월에 이어 라울러에 두 번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통산 전적 3패째(18승).

제레미 스티븐스, 카운트 플라잉 니킥 KO승

제레미 스티븐스(29·미국)는 168cm 단신인 데니스 버뮤데즈(28·미국)가 대시해 들어오면 어김없이 어퍼컷을 날렸다. 그러나 버뮤데즈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공격적으로 타격전을 펼쳤고 클린치 싸움도 걸었다. 테이크다운을 한 차례 성공시키고 암트라이앵글초크를 시도하기도 했다.

2라운드 정강이에 충격을 입어 자세가 무너지면서도 버뮤데즈의 적극적인 공세는 멈출지 몰랐다. 카운트를 노리는 스티븐스를 향해 선제공격을 날렸고 거리가 좁혀지면 클린치 레슬링으로 몰았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어퍼컷만 준비한 게 아니었다. 3라운드,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바로 카운트 플라잉 니킥이었다. 스티븐스는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날이 선 니킥을 버뮤데즈의 턱에 꽂아 넣었다. 고개를 숙이며 펀치를 날리던 버뮤데즈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과 같은 충격에 그대로 쓰러졌다. 스티븐스는 파운딩 연타로 3라운드 32초에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컵 스완슨과 찰스 올리베이라에 판정패를 당해 2연패에 빠져있던 스티븐스는 강렬한 TKO승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통산 전적은 24승 11패가 됐다. 16번째 (T)KO승이었다. 2012년 5월부터 7연승을 달리다가 지난해 11월 리카르도 라마스에 길로틴초크로 패했던 버뮤데즈는 통한의 역전패로 연패 수렁에 빠졌다. 통산 전적에서 5패째(14승)를 떠안았다.

넬슨, 10번째 서브미션 승리…태치, 생애 첫 연패

브랜드 태치(30·미국)는 오소독스-사우스포 자세를 스위치하며 로킥으로 거너 넬슨(26·아이슬란드)의 하체를 두들겼다. 188cm의 장신을 이용한 태치의 활발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그러나 가라데 검은 띠 넬슨의 펀치는 적중률이 높았다.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기회를 노리던 넬슨, 기습적으로 태치의 안으로 들어가 왼손 훅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연달아 맞쳤다. 태치는 정신을 잃진 않았지만 엉덩방아를 찧고 넬슨에게 마운트 포지션을 내주고 말았다.

넬슨은 13승 중 8승을 서브미션 기술로 마무리한 주짓수 마스터이기도 하다. 상위에서 암트라이앵글초크, 키락 등을 노리다가 태치의 등 뒤로 돌아가 리어네이키드초크를 걸었다.  지난 2월 벤 헨더슨에게도 초크로 패한 태치는 깊숙히 들어온 초크 그립을 풀지 못하고 탭을 쳤다.

2라운드 넬슨의 서브미션 승. 10번째 서브미션 승리(펀치 서브미션 1승 포함)로 지난해 10월 릭 스토리에 당한 생애 첫 패배의 충격에서 빠져나왔다. 통산 전적은 14승 1무 1패가 됐다.

태치는 3패째(11승)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연패, 그것도 모두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패배였다. 막강한 타격 화력을 자랑하는 태치, 하지만 그라운드 기술의 보완이 시급하다.

알메이다, 역전 플라잉 니킥…20승 무패 행진

1라운드, '원펀치' 브래드 피켓(36·잉글랜드)의 왼손 카운트 훅이 꽂혔다. 19승 무패의 떠오르는 밴텀급의 강자 토마스 알메이다(23·브라질)는 충격에 주춤했다. 피켓은 곧바로 테이크다운을 노리다가 빠져나가려는 알메이다의 안면에 니킥을 작렬시켜 기세를 잡았다. 알메이다의 얼굴에 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알메이다는 내구력이 강한 저력 있는 파이터였다. 1라운드 위기를 빠져나온 뒤, 2라운드 역전 드라마를 썼다. 단 한 방이었다. 기습적인 플라잉 니킥, 피켓은 대자로 뻗었고 심판은 곧장 경기를 중단시켰다. 라운드 시작 32초만이었다.

전통의 슈트복스 아카데미가 내놓은 강자 알메이다는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하며 20승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UFC에선 3연승. 15번째 (T)KO승이었다. 그는 20승 중 판정승은 한 번뿐이다. 이번에도 높은 결정력을 과시했다.

플라이급으로 내려가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다시 밴텀급으로 돌아온 피켓은 3연패에 빠졌다. 최근 5경기 1승 4패로 하락세가 역력하다. 통산 전적은 24승 11패가 됐다.

■ UFC 189 결과

[페더급 잠정타이틀전] 채드 맨데스 vs 코너 맥그리거
코너 맥그리거 2라운드 4분57초 펀치 TKO승

[웰터급 타이틀전] 로비 라울러 vs 로리 맥도널드
로비 라울러 5라운드 1분 펀치 TKO승

[149.5파운드 계약체중] 데니스 버뮤데즈 vs. 제레미 스티븐
제레미 스티븐스 3라운드 32초 플라잉니킥-파운딩 TKO승

[웰터급] 거너 넬슨 vs 브랜든 태치
거너 넬슨 1라운드 2분54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브래드 피켓 vs 토마스 알메이다
토마스 알메이다 2라운드 29초 플라잉니킥 KO승

[웰터급] 맷 브라운 vs 팀 민스
맷 브라운 1라운드 4분44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웰터급] 마이크 스윅 vs 알렉스 가르시아
알렉스 가르시아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8,30-27,30-27)

[웰터급] 카달 펜드레드 vs 존 하워드
존 하워드 3라운드 종료 2대1 판정승(29-28,20-28,29-28)

[밴텀급] 코디 가브란트 vs 헨리 브리오네스
코디 가브란트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30-27,30-27,30-27)

[플라이급] 닐 시리 vs 루이스 스몰카
루이스 스몰카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30-27,30-27,30-27)

[라이트급] 요스데니스 세데뇨 vs 코디 피스터
코디 피스터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8,29-28,29-28)

[영상] 송경택 편집 ⓒ 스포티비뉴스

[그래픽] 김종래 제작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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