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은 우익수로 뛰며 15일까지 보살 7개를 성공했다. ⓒ한희재 기자

▲ 제러드 호잉 '저격 준비 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시즌 한화 외야진의 진루 허용률은 41.9%로 리그 1위다. 중견수 이용규를 비롯해 코너 외야수 양성우 최진행 김경언 장민석 등의 어깨가 강하지 않고 송구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상대 주자들이 마음 놓고 달린 결과다.

지난해까지 두산 수석코치였던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를 안타깝게 지켜봤다. “밖에서 봤을 때 참 한 베이스를 쉽게 준다고 생각했다. 한화가 그런 세밀한 점이 떨어진다고 느꼈다”고 한 감독은 말했다.

한화가 뽑은 제러드 호잉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가져 공격보단 수비에 장점이 있는 외야수였다. 한화는 호잉의 어깨를 주목했다. 호잉은 마이너리그 통산 6,797이닝 동안 어시스트(보살) 43개를 기록했다. 한화는 “대전 야구장의 넓은 외야를 막아 줄 외야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14일 넥센과 경기에서 1회 호잉은 펜스에 맞고 떨어진 타구를 맨손으로 잡은 뒤 빨랫줄 송구로 2루로 달리던 타자 주자 김하성을 잡아냈다. 펜스를 맞히고도 2루에서 아웃된 김하성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2회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인 고종욱을 잡을 뻔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워닝트랙 근처에서 뜬공을 잡고 3루에 공을 뿌렸는데 2루에서 3루로 태그업 한 고종욱보다 더 빨리 3루에 도달했다. 마치 메이저리그에서나 볼법한 ‘레이저 송구’였다.

지난 9일엔 우익수 앞 안타를 친 이재원과 1루에서 접전을 만들었다. 올 시즌 첫 우익수 앞 땅볼이 나올뻔했다.

▲ 제러드 호잉이 가세한 효과로 한화 외야는 환골탈태했다. ⓒ한희재 기자

호잉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KBO리그에선 보기 힘든 빨랫줄 송구를 날렸다. 호잉 쪽으로 타구가 날아가면 상대 주자들은 신중해진다. 김하성처럼 장타를 치고도 2루에서 잡히거나 1루에 머무는 장면이 많았고 여간한 뜬공엔 2루에서 3루로, 또는 3루에서 홈으로 태그 업하지 못한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집계된 내용에 따르면 15일까지 호잉 쪽으로 공이 갔을 때 주어졌던 추가 주루 기회는 117회. 이 가운데 추가 주루 기회는 단 27번이다. 추가 주루 확률이 23.1%로 리그 우익수 가운데 가장 낮다. 시속 150km를 뿌리던 투수 출신으로 강한 어깨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나성범이 30.3%로 2위인데 호잉과 차이가 크다.

호잉이 기록한 보살은 7개. 리그 외야수 가운데 가장 많다. 호잉은 “어시스트를 잡으면 희열을 느낀다”며 “난 강한 어깨와 수비에 자부심이 있다. 어깨가 강한 이유는 어릴 때 아버지와 뒤뜰에서 캐치볼을 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15일 현재 한화 외야진의 진루 허용률은 불과 28%. 리그에서 가장 낮다. 외야에 타구가 갔을 때 상대 주루 코치들이 쉽게 팔을 돌리지 못한다는 의미다. 어시스트(보살)은 13개로 가장 많다.

호잉이 어깨로 한 점을 막아 내니 1점 차 박빙의 승부에서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1점 차 승부에서 13승 5패 승률 0.722를 자랑한다. 어이없게 점수를 내주고 무릎을 꿇었던 지난 3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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