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에고 마라도나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가 인종 차별 행위를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6일(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크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 축구 연맹)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경기를 앞두고 마라도나가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한국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고 전했다. 

마라도나는 이날 아르헨티나를 응원하기 위해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는 3층 VIP룸에서 지인들과 함께 경기 끝까지 아르헨티나를 응원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스타다. 많은 팬들이 '디에고'라 소리치며 손을 흔들었다. 이에 마라도나는 키스와 손짓으로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인사 후 돌아서 눈을 찢는 행동을 했기 때문. 이 장면을 본 팬들과 매체들은 마라도나 행위에 대해 '인종차별'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라도나는 SNS로 “아르헨티나전에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았다. 우리를 촬영하던 아시아 팬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들이 우리를 응원해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라며 설명했다. SNS로 해명했으나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마라도나는 데뷔 때부터 은퇴 이후까지 각종 논란과 기행으로 유명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행으로 매번 화제가 됐다.

마라도나는 선수 생활 때 약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1994 미국 월드컵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 당시 에페드린을 복용, 중도 귀국하면서 15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뛴 1991년에도 마약 복용으로 출전정지를 받았다. 이후 마라도나는 1997년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에서 활약할 때도 마약을 복용했다. 

마약중독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화를 주체하진 못했다. 취재진 차량을 파손하고, "총으로 쏴버리겠다"라고 협박했다. 실제로 공기총으로 위협 사격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약뿐만 아니라 욕설과 돌출행동을 여기저기서 터뜨렸다. 마라도나는 지난 2010년 아르헨티나 감독을 맡았다. 그러나 월드컵 전에 열린 조별 리그에서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에 현지 매체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자 마라도나가 취재진을 욕하면서 분풀이했다. 징계는 당연한 결과였다. 마라도나는 징계 때문에 조 추첨 때 참석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은 독일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독일의 토마스 뮐러와 함께 자리했다. 이때도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마라도나는 "나는 저런 얼굴도 모르는 어린 애와 함께 인터뷰할 수 없다. 저 볼 보이가 나가면 인터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말라서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다"라는 말까지 내뱉었다. 상대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발언이었다.

뮐러는 경기 전 "마라도나는 8강 경기가 끝나면 나를 또렷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라며 승리 의지를 보였다. 이는 현실이 되었다. 뮐러가 경기 시작 3분 만에 첫 번째 골을 넣었기 때문. 결국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힘을 쓰지 못하면서 0-4로 완패했고, 마라도나는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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