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의 트릭 카드였을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한준 기자] “우리 선발라인업은 내일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은 숨기고 싶어도 숨길게 없으니 편하게 얘기하는 거다. 우리는 (스웨덴을) 다 털고 있으니 그 부분은 전혀 신경 쓸 부분 없었다. 스웨덴은 우리가 어떤 선수 나올지 긴가민가할 수 있으니 전력노출 최대한 숨기겠다.”

‘신태용호’의 스웨덴전 플랜A는 결국 경기가 당일(18일)까지 아리송한 상태로 남았다.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 누구도 한국이 스웨덴과 경기에 어떤 선수로 선발을 낼지, 어떤 포메이션을 쓸지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부터 훈련 과정을 종합하면 스웨덴과 경기에 한국은 포백으로 수비할 것이다. 4-4-2 포메이션이 기반이다. 관건은 공격과 미드필드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어떤 선수가 선발로 뛰느냐에 따라 구조와 운영 방식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취재진 사이에 의견이 일치 되는 것은 골키퍼 김승규, 박주호, 김영권, 장현수, 이용의 포백이다. 정우영과 기성용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됐다. 공격진에 손흥민과 황희찬, 2선에 이재성도 선발 가능성이 99%다. 

남은 것은 사실상 한 자리. 취재 현장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한 자리의 주인공 후보는 김신욱, 구자철, 이승우다.

◆ 선발후보① 높이로 스웨덴 막을 수 있는 김신욱

김신욱은 국제축구연맹의 예상명단을 쓴 정훈채 한국 팀 리포터가 전망했다. 현지 취재진 다수도 볼리비아, 세네갈전에 선발로 김신욱이 뛴 것이 의미없는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볼리비아전에 김신욱이 뛴 것을 두고 트릭이라고 했지만, 역으로 김신욱이 선발로 쓰이는 트릭이 될 수 있다.

정훈채 FIFA 에디터는 “김신욱이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에서 스웨덴의 높이에 대응할 수 있는 선수로 여겼고, 그동안의 라인업도 고려했다”고 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스웨덴의 세트피스 공격을 막을 때 김신욱이 필요할 수 있다”며 선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96cm의 큰 키는 외신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 훈련장서 밝은 모습을 보인 구자철 ⓒ한준 기자


◆ 선발후보② 월드컵 경험 있고 압박 능력 좋은 구자철

다음은 구자철이다. 취재진이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진행한 마지막 훈련에서 들은 전술 미팅을 통해 신 감독은 이재성, 기성용, 구자철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블록 수비와 커버 플레이 패턴을 지시했다. 

구자철은 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출정식 당시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며 상대 레프트백의 오버래핑을 커버해 이용의 오버래핑 부담을 덜어줬다. 체력 부담을 겪어 공격적으로 큰 역할을 못했으나 전방 압박, 중원 차단 등 수비적 측면에서 전술적 역할을 입증했다. 구자철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구자철이 선발에서 빠질 경우 지난 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 이용, 김승규 등 네 명 뿐이다. 김승규는 골키퍼이고,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대회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선 구자철이 필요할 수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유럽 무대 경험이 많은 프랑스의 평균 만 23세 어린 선수들이 고전했다. 월드컵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월드컵 경험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한국은 월드컵 경험을 가진 선수가 없는 스웨덴에 이점에서 앞설 수 있다. 구자철 투입은 수비 균형과 경험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 평가전 출전 경기서 꾸준히 번뜩인 이승우 ⓒ한희재 기자


◆ 선발후보③ 벼락 같은 돌파, 패기 넘치는 신예 이승우

마지막으로 이승우다. 본선 엔트리 합류 여부마저 불투명했던 이승우는 온두라스전 선발 출전, 봇니아전 교체 출전, 볼리비아전 선발 출전 등이 이어지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꾸준히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돌파와 슈팅, 손흥민과 원투패스 호흡, 악바리 같은 수비 지원 등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힘과 높이를 갖춘 스웨덴을 상대로 선발로 나설 경우 수비적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재성의 수비력이 준수한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승우-손흥민-황희찬이 역습 트리오로 기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 감독의 전략은 성공했다. 스웨덴은 우리의 전략과 관계 없이 포메이션을 짤테지만, 상대가 경기 한 시간 전까지는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대응할 수 없게 했다. 과연 어떤 선수가 스웨덴전의 필승카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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