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윤성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올 시즌 삼성 윤성환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한수 삼성 감독으로부터 "올해는 안 풀리는 것 같다"는 아쉬운 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12경기에 나와서 2승5패, 평균자책점 7.94. 선산의 소나무처럼 삼성을 지켜 왔던 그 윤성환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성적이다.

이제는 윤성환이 잘 던졌을 때 어떤 투수였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진 상태다.

그래서 그가 잘 던졌을 때 투구를 살펴보는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차이를 비교 분석해 보면 길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성환은 좋았을 때(퀄리티스타트)와 좋지 않았을 때(6이닝 이하 4자책점 이상) 투구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종별로 구사율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패스트볼 구속과 회전수에선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구속은 약 1.4km 정도가 빨라졌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윤성환처럼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에게는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회전수도 차이가 났다. 좋았을 땐 2218rpm이었지만 안 좋았을 땐 2197rpm으로 떨어졌다. 볼 끝의 움직임으로 승부하는 윤성환으로서는 역시 좋지 않은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피치 콜을 정리한 데이터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제구였다. 스트라이크 콜이 20.21%에서 16.78%로 뚝 떨어지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패스트볼 제구가 중요했다. 23.49%에서 18.48%로 눈에 띄게 나빠졌다. 제구로 승부를 거는 투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데이터다.

커브로 상대를 얼마나 속일 수 있느냐도 중요한 대목이다. 윤성환의 장기 중 하나인 커브는 좋았을 때 27.63%의 스트라이크 콜을 이끌어 냈으나 안 좋았을 땐 20.37%로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패스트볼과 커브의 제구에 따라 윤성환은 좋은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로 갈렸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타구 유형에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안 좋았을 때는 라인드라이브가 늘어나는데 좋았을 때는 플라이볼이 많이 나온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인 윤성환이 라인드라이브가 아닌 플라이볼을 유도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주 무기인 커브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구종은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커브는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차이가 컸다.

좋았을 때 윤성환은 커브로 주로 플라이볼(32%)을 유도해 냈다. 하지만 안 좋은 결과를 냈을 땐 땅볼 비율(62.50%)이 크게 높아졌다.

윤성환 경기에서 커브가 땅볼이 많아진다고 느껴진다면 윤성환에게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종합해 보면 윤성환은 좋았을 때 패스트볼 구속과 구위가 좋았고 커브로 플라이볼을 많이 솎아냈으며 맞춰 잡기보다는 스트라이크 콜을 이끌어 내는 비율이 높았다.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난다면 윤성환의 투구는 의심해 봐야 한다.

윤성환은 19일 거포 군단 SK를 상대로 등판할 예정이다. 무너진 삼성 국내 선발 라인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 등판이다. 윤성환의 공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체크해 보면 그 성패를 조금쯤은 점쳐 볼 수 있으리라.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