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명이 역투하는 장면. 안영명은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지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희재 기자
▲ 안영명(왼쪽)이 위기에서 탈출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의 허리 안영명은 6월 들어 롤러코스터 피칭을 하고 있다. 4월까지는 평균 자책점 2.25, 5월은 3.45로 잘 막았던 안영명이다.

그러나 6월에는 평균 자책점이 20.25까지 치솟았다.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실점(자책점)이 기록되며 평균 자책점이 크게 높아졌다.

밸런스가 무너진 탓이다. 좋았을 때 안영명은 거침없었다. 포수로부터 공을 건네받으면 곧바로 투구에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템포도 빨랐고 자신감도 넘쳤다. 타자들은 그의 공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그러나 이 템포가 흔들리며 안영명도 흔들렸다. 밸런스가 무너진 탓에 그의 빠른 템포는 오히려 좋은 먹잇감이 됐다. 가운데로 공이 몰리며 템포가 준 장점은 약점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안영명은 왜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진 것일까. 팀 내에서 손 꼽히는 베테랑인 그이기에 갑작스런 부진은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영명은 원인 분석에 조심스러워했다. 생각하는 바가 있기는 하지만 핑계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영명은 "밸런스가 무너진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다. 내가 내 투구를 제대로 이어 가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시기적으로 본다면 몸살을 심하게 앓고 난 뒤부터였다고 말할 수 있다. 2주전 쯤 편도선이 크게 부으며 몸살을 심하게 겪었다. 이틀 연속 링거를 맞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했다. 몸살은 오래지 않아 잡혔는데 그 이후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심한 몸살은 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오한과 통증으로 온 몸이 분해되는 듯한 고통을 겪는다. 몸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

몸살이 부진의 원인이었다면 안영명의 복귀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영명은 어떻게 자신이 좋은 결과를 냈는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을 되찾는다면 그때의 밸런스도 기억해 낼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안영명은 "이유가 어찌 됐건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몸살을 핑계 삼고 싶지는 않지만 어찌 됐건 그 이후 밸런스가 안 좋아졌다. 때문에 2군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지 느껴 본 만큼 제대로 잘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여전히 안영명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여전히 선발의 힘보다는 강력한 불펜의 힘에 의존하는 바가 큰 한화 마운드다. 한 명의 필승조라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안영명의 이른 복귀가 중요한 이유다.

안영명은 자신의 좋았을 때 밸런스를 빠르게 찾을 수 있을까. 원인이 몸살이었다면 그 시기는 좀 더 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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