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원더보이(Wonderboy)'가 '저거노트(Juggernaut)'를 무너뜨렸다.

스티븐 톰슨(32·미국)이 13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TUF 시즌21 피날레: 아메리칸 탑팀 vs 블랙질리언(The Ultimate Fighter 21 Finale: American Top Team vs Blackzilians)'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9위 제이크 엘렌버거(30·미국)를 뒤돌려차기로 쓰러뜨려 5연승을 달렸다. 1라운드 시작 4분 29초만이었다.

팀의 자존심이 걸린 아메리칸 탑팀과 블랙질리언의 최종 대표선수 맞대결에선 블랙질리언의 카마루 우스만(28·나이지리아)이 헤이더 핫산(32·미국)에 2라운드 1분 19초 만에 암트라이앵글초크로 탭을 받았다. 우승상금 30만 달러와 트로피를 팀에 선사했다.

원더보이의 뒤돌려차기…랭킹 9위 엘렌버거 KO패

제이크 엘렌버거(30·미국)의 오른손 카운트 훅에 스티븐 톰슨(32·미국)이 풀썩 쓰러졌다. 가라데 검은 띠로, 옆으로 선 스탠스에서 변칙적인 타격을 즐기는 사우스포 톰슨이 왼손 스트레이트를 꽂아넣는 등 분위기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터진 '반전의 한 방'이었다.

그러나 톰슨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곧바로 더블렉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추가타를 허용하지 않고 데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엘렌버거를 넘어뜨리진 못했지만, 클린치 레슬링 싸움으로 이어가 대위기를 효과적으로 탈출했다.

톰슨은 20전 20승의 킥복싱 전적을 가진 적중률 높은 타격가면서 태클 방어능력도 갖춘 웰라운드 파이터다. 그는 오른발 옆차기로 엘렌베거의 안면에 정타를 넣었다. 엘렌버거가 안다리를 걸며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땐, 넘어지면서 백포지션을 점유하고 파운딩 연타를 퍼부어 흐름을 다시 자신의 쪽으로 가지고 왔다.

펀치 연타로 엘렌버거를 뒷걸음질치게 한 톰슨은 기습적인 오른발 뒤돌려차기로 승기를 잡았다. 목에 충격을 입은 엘렌버거는 비틀거리면서 어떻게든 1라운드를 넘겨보려 했지만, 또 다시 터진 '원더보이'의 뒤돌려차기를 관자놀이에 맞고 뒤로 쓰러졌다.

톰슨의 1라운드 4분 29초 KO승. 톰슨은 화려한 발차기 기술로 UFC 5연승을 달렸고, 통산 전적 11승 고지를 밟았다. 여섯 번째 KO승. 가장 큰 수확은 웰터급 9위에 올라있는 랭커를 잡아냈다는 사실이었다. 랭킹 진입에 유리한 입장이 됐고, 주목받는 신진 세력으로 확실히 이름을 알리게 됐다.

엘렌버거는 최근 하락세가 분명하다. 최근 5경기 1승 4패다. 로리 맥도널드, 로비 라울러, 켈빈 개스텔럼 등 챔피언과 상위 랭커들에 패한 것은 그렇다 쳐도, 이번 톰슨 전 패배는 굉장히 뼈아프다. 통산 전적에선 10패째(30승)를 떠안고 말았다.

카마루 우스만, TUF 최종대결 승리…상금 30만 달러 획득

아메리칸 탑팀과 블랙질리언의 자존심이 걸린 TUF 21의 마지막 경기. 두 파이터는 각 팀이 대표로 내세운 최강자들이었다. 승자의 소속팀에 30만 달러의 상금이 돌아가는 외나무다리 승부였다.

각 팀의 웰터급 파이터 8명이 12경기를 치른 정규 시즌 대결에서는 아메리칸 탑팀이 승점 400대 300으로 승리해 이미 20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쥔 상태. 블랙질리언 최종 대표 카마루 우스만(28·나이지리아)의 어깨가 무거웠다.

아메리칸 탑팀의 대표 헤이더 핫산(32·미국)은 시즌 중 2승을 거둔 강타자. 레슬러 우스만은 핫산과 타격전에서 맞불을 놓지 않고 클린치에서 레슬링 싸움을 걸었고, 1라운드 상위포지션에서 게임을 지배해 나갔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핫산의 원투 펀치가 적중되면서 우스만이 비틀거렸다. 연타가 더 꽂히면 경기가 뒤집힐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하지만 우스만은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상위포지션을 차지한 후, 암트라이앵글초크를 잡고 핫산의 숨통을 조였다.

결국 2라운드 1분 19초 만에 우스만의 서브미션 승. 우스만은 우승 트로피와 30만 달러를 팀에 선사하고,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차지하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스만은 통산 전적 6승 1패가 됐고, 옥타곤 데뷔전에서 탄탄한 경기 운영력을 자랑했다. 핫산은 2패째(6승)를 기록했다.

'레슬링 깡패' 그래이브스, ATT에 또 다른 승리 선사

아메리칸 탑팀 마이클 그래이브스(24·미국)의 레슬링 실력이 빛났다. 안아띄우기로 블랙질리안의 빈센테 루케(23·미국)에 테이크다운을 빼앗았고 클린치 싸움에서 팔꿈치를 위협적으로 휘두르는 등 우위를 점했다.

루케는 펀치와 카운트 니킥을 앞세웠지만, 그래이브스의 태클이 적재적소에 들어갔다. 1라운드가 종료될 때까지 상위포지션에서 흐름을 지배했다. 루케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래이브스가 백스핀블로나 뒤차기 등 기습공격을 준비해놓고 있었고, 여차하면 태클을 걸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3라운드 루케가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그래이브스가 대놓고 태클을 들어오자 이를 방어하고 다스초크 그립을 잡아 목을 압박했다. 그러나 여기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그래이브스가 몸을 돌려 자세를 역전시키면서 톱포지션을 잡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위에서 루케를 눌러놓았다. 결과는 1, 2라운드를 따낸 그래이브스의 3대 0 판정승(29-28,29-28,29-28).

두 선수는 TUF 21 출전자들이다. 그래이비스와 루케 모두 여기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래이비스는 카마루 우스만에 패해 25점을 내줬지만 네이선 코이에 승리를 거둬 50점을 따낸 바 있다. 견고한 레슬링 실력을 앞세운 그래이브스는 옥타곤 데뷔전에서 승리, 5승 무패의 무결점 공식 전적을 이어갔다. 루케는 7승 1무 4패가 됐다.

'숏엘보우' 쾅…호르헤 마스비달, 웰터급 데뷔전 승리

세자르 페레이라(30·브라질)는 미들급에서 내려왔고, 호르헤 마스비달(30·미국)은 라이트급에서 올라왔다. 180cm의 마스비달은 라이트급에선 밀리지 않는 체격조건이었지만, 185cm의 페레이라에 비하면 웰터급에서 확실히 작은 체격이었다.

게다가 페레이라는 장신의 사우스포. 왼발 미들킥을 앞세워 마스비달을 압박하고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초반 기세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가드포지션에서 몸을 일으켜 스탠딩으로 회복한 뒤 마스비달의 반격이 곧 시작됐다. 복부 니킥 등 타격에서 선제 공격을 시도하며 승기를 조금씩 되찾기 시작했다. 마스비달의 화력에 부담을 느낀 페레이라는 펜스에서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그런데 오히려 여기서 승부가 결정났다. 케이지를 등진 마스비달이 왼손 숏엘보우를 페레이라의 턱에 적중시킨 뒤, 오른손 펀치까지 연결시킨 것. 페레이라는 강력한 충격에 엉덩방아를 찧었고, 마스비달은 차분하고 재빠르게 따라 들어가 파운딩 펀치를 꼭꼭 집어 넣었다. 1라운드 4분 22초, 마스비달의 UFC에서 처음 치른 웰터급 데뷔전 승리였다.

마스비달은 3연승을 달리다가 지난 4월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알 아이아퀸타에게 패했다. 그는 이번 승리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29승(9패)을 차지했다.

TUF 브라질 미들급 우승자 출신이지만, 미들급 한계를 느껴 웰터급에 도전한 페레이라는 마스비달에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통산 전적은 8승 5패가 됐고, 지난 2월 샘 앨비 전 패배에 이어 생애 첫 연패 수렁에 빠졌다.

'가라데 하티' 미셸 워터슨, UFC 데뷔전 서브미션 승리

안젤라 마가냐(31·미국)는 미셸 워터슨(29·미국)과 타격전을 펼칠 생각이 없었다. 워터슨은 12승 중 3승을 (T)KO로 따낸 타격의 스페셜리스트. 10살 때부터 가라데를 배워 닉네임도 '가라데 하티(The Karate Hottie)'다.

하지만 그래플링과 서브미션에도 일가견이 있다. 7승이 암바, 리어네이키드초크, 길로틴초크 등으로 거둔 서브미션 승이었다. 1라운드 클린치에서 테이크다운을 먼저 성공시킨 워터슨은 마가냐의 리버스 암바에 걸려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빠져나온 뒤 스탠딩 타격전과 그래플링 공방전 에서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마가냐는 타격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고, 테이크다운 싸움에서도 밀렸다. 워터슨은 4번의 서브미션을 시도했고, 3번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으며, 그라운드에서 70회의 타격을 적중시켰다. 상위에서 7분 58초 동안 마가냐를 컨트롤했다. 총타격횟수는 102대 19, 유효타횟수는 47대 8로 차이가 컸다.

결국 3라운드 2분 38초 백포지션을 차지한 워터슨이 리어네이키드초크로 마가냐에게 탭을 받았다. 인상적인 UFC 데뷔전이었다. 

워터슨은 실력은 물론, 귀여운 외모로도 주목받는 유명 파이터다. 여성 종합격투기 단체 인빅타FC(Invicta FC) 아톰급에서 챔피언을 지냈다. 이날 승리로 13승 4패의 통산 전적을 쌓았다. 기술적으로는 톱클래스지만, 상대적으로 체격이 큰 스트로급 파이터들과의 경쟁에서 생존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

마가냐는 최근 4연패(UFC 2연패)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전적은 11승 8패가 됐다. 제시카 아길라, 미셸 워터슨 등 강자들이 줄지어 옥타곤으로 진출하는 현재, 그들과 겨룰 만한 경쟁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막시모 블랑코, 크로스 카운터로 16초 TKO승

순식간이었다. 펀치와 킥이 빠르게 교환되다가, 사우스포 스탠스의 막시모 블랑코(31·베네수엘라)의 오른손 카운터가 터졌다. 마이크 델 라 토레(28·미국)가 왼손 잽을 뻗을 때, 블랑코가 안쪽으로 파고들며 던진 펀치가 제대로 턱에 걸린 것.

델 라 토레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고,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델 라 토레는 블랑코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테이크다운을 노려 데미지를 회복하려고 했지만, 이미 심판의 판정이 난 뒤였다. 관중들은 심판이 너무 일찍 경기를 끝냈다고 판단했는지 야유를 쏟아냈다. 1라운드 시작 16초 만에 블랑코의 펀치 TKO승.

블랑코는 일본 센고쿠에서 김창현, 박원식 등에 승리해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파이터. 이번 승리로 UFC 3연승을 달렸다. 끝까지 억울한 표정을 풀지 못한 델 라 토레는 UFC 전적 1승 2패 1무가 됐다. 통산 전적에선 5패째(13승 1무효)를 기록했다.

■ TUF 시즌21 피날레(The Ultimate Fighter 21 Finale)

[웰터급] 제이크 엘렌버거 vs 스티븐 톰슨
스티븐 톰슨 1라운드 4분29초 뒤돌려차기 KO승

[웰터급] 카마루 우스만 vs 헤이더 핫산
카마루 우스만 2라운드 1분19초 암트라이앵글초크 서브미션승

[웰터급] 마이클 그래이브스 vs 빈센테 루케
마이클 그래이브스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8,29-28,29-28)

[웰터급] 호르헤 마스비달 vs 세자르 페레이라
호르헤 마스비달 1라운드 4분22초 엘보-파운딩 KO승

[여성 스트로급] 안젤라 마가냐 vs 미셸 워터슨
미셸 워터슨 3라운드 2분38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148.5파운드 계약체중] 막시모 블랑코 vs 마이크 델라 토레 
막시모 블랑코 1라운드 16초 펀치 TKO승

[미들급] 조쉬 새먼 vs 카이오 마갈라에스
조쉬 새먼 1라운드 2분52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러셀 도앤 vs 제로드 샌더스
제로드 샌더스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8,30-27,29-28)

[미들급] 댄 밀러 vs 트레버 스미스
트레버 스미스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7,30-25,29-28)

[웰터급] 조지 설리번 vs 도미닉 워터스
조지 설리번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7,30-25,29-28)

[플라이급] 데렐 몬태그 vs 윌리 게이츠
윌리 게이츠 1라운드 1분36초 펀치-엘보우 TKO승

[영상·그래픽] 송경택 영상 편집/ 김종래 그래픽 제가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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