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ZHNIY NOVGOROD, RUSSIA - JUNE 18: Viktor Claesson of Sweden and Kim Min-Woo of Korea Republic battle for the ball during the 2018 FIFA World Cup Russia group F match between Sweden and Korea Republic at Nizhniy Novgorod Stadium on June 18, 2018 in Nizhniy Novgorod, Russia. (Photo by Jan Kruger/Getty Images)


[스포티비뉴스=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한준 기자] 한국 축구의 레프트백은 이영표가 은퇴한 이후 수난 시대를 겪고 있다. 박주호, 윤석영, 김진수 등이 유럽 무대에 진출하며 풍년을 맞은 듯했던 경쟁은, 이들에게 찾아온 부상과 아시아 복귀가 이어지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마인츠 05에서 전성기를 맞은 박주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가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감각이 떨어졌다. 2018년 시즌 울산 현대 입단으로 반전을 도모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다. 봉와직염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벤치만 지켰던 박주호는 스웨덴과 F조 1차전 전반 27분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윤석영은 퀸즈파크 레인저스 입단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으나 부침의 시기를 겪었다. 끝내 주전 경쟁에서 성공하는 듯했으나 팀의 2부 리그 강등 및 계약 만료 후 워크 퍼밋 기준 강화 등을 겪어 덴마크를 거쳐 일본 J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 해 10월 신태용호에 소집됐으나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뒤 경쟁에서 밀렸다. 

김진수는 호펜하임을 떠나 전북 현대에 입단하면서 제2의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지난 3월 유럽 원정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서 내측 십자인대 부상으로 쓰러졌다. 28인의 소집 명단에 든 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엔트리 선발 이후 부상으로 낙마했던 불운이 또 한번 이어졌기에 심정적으로 기다려 준 것이다. 김진수는 여전히 재활 중이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에 세 명의 레프트백을 선발했다.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우는 레프트백 요원으로 분류됐으나 본래 윙어가 주 포지션이고, 수원 삼성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때도 스리백 상황의 윙백으로 공격적인 임무를 맡았다. 김민우와 박주호가 멀티 요원이라면 홍철은 정통 레프트백이다.

박주호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투입된 선수는 꾸준히 신태용호에 들었던 김민우다. 김민우는 활동량이 풍부하고, 무게중심이 낮아 좁은 공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패스 센스가 좋고 다양한 영역에서 공을 관리할 수 있다.

▲ 홍철 ⓒ한희재 기자


하지만 스웨덴전은 장점을 보여 주지 못했다. 첫 월드컵에 대한 긴장감, 그리고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한 채 투입돼야 했던 급박한 상황 탓인지 김민우는 공격 전개 때 템포가 늦었고, 수비적으로는 페널티킥을 허용한 파울을 하며 부진했다. 

김민우는 자신의 파울로 실점하자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에서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김민우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국내 마지막 평가전 당시에도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레프트백 경쟁에서 김민우가 앞서 있었지만 멕시코와 경기에는 홍철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우가 스웨덴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할 수 있지만, 홍철의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멕시코전 무기로 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한국은 공격 상황의 예리한 면이 필요하다. 김민우는 직접 공을 운반할 때 강점이 있는데, 스웨덴과 경기에서 속도에 문제를 보였다. 홍철은 간결하고 빠르게 전개하는 패스와 크로스가 장기다. 

신체 조건이 압도적으로 좋은 스웨덴과 달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멕시코전에는 한국이 다른 포메이션과 다른 선수 구성으로 경기할 수 있다. 1차전에 보인 경기력, 멕시코를 상대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선수들이 새 진용을 짠다. 김민우의 재신임일지, 새로운 홍철의 투입일지. 신태용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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