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가 2루타를 친 뒤 넥센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 이정후의 타격 모습.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짧은 시간에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더 강해졌다. '스트롱 베이비' 이정후 이야기다.

이정후의 2017년 시즌은 모두가 장밋빛이었다. 타율 3할2푼4리 179안타 111득점을 올리며 신인으로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고졸 신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천재성을 보였다. 당연히 신인왕도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2018년 시즌, 이정후는 겪어 보지 못한 시련들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단 한번도 무릎꿇지 않았다. 어려움을 모두 이겨 내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플레이를 보여 주고 있다.

첫 시련은 부상이었다. 각종 시상식으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던 이정후는 12월 말이 돼서야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 시작 이틀 만에 손가락을 다쳤다. 모든 훈련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다들 훈련 부족으로 이정후가 힘든 2018년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2년차 징크스라는 부담까지 안게 돼 이중고를 치를 것이라고들 말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당당하게 모든 시련을 극복해 냈다. 올 시즌에도 타율 3할3푼2리를 기록하며 지난해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두 번째 시련도 부상이었다. 이정후는 5월13일 두산전에서 린드블럼의 공에 종아리를 맞았다.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하체를 부상한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훈련을 하기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복귀도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정후는 부상 후 그라운드로 돌아오며 "상태가 아직 완전치는 않다. 하지만 그냥 부딪쳐 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냥 부딪히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복귀 이후에도 언제 아팠냐는 듯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복귀한 5월30일 이후 3할4푼5리의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신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상 시련을 두 차례나 겪어야 했지만 그때마다 최고의 실력으로 고비를 넘어섰다.

세 번째 시련은 대표 팀 탈락이었다. 이정후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의 유력 후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선택을 받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이뤘기에 박탈감 또한 클 수 밖에 없었다.

이정후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눈물은 하루면 충분했다. 다음 날부터 경기는 다시 시작됐고 이정후는 실력으로 자신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오히려 대표팀 발표 이후 4할1푼4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정후다.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 가고 있다. 그의 심장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시련이 와도 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난 아직 이룬 게 많지 않은 선수다. 잃을 것도 적다. 고비가 와도 잘 이겨 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내 길을 갈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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