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러질 때마다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청주 야구장. 19일 LG와 경기가 매진됐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대타 송진우.” 2001년 6월 3일 청주 야구장에서 귀를 의심하는 소리가 나왔다. 한화가 투수 송진우를 대타로 내보낸 것이었다. 한화는 9회 7-7로 따라가서 1사 2, 3루를 만들었는데 하필이면 다음 타자가 투수 워렌이었다. 야수들을 모두 쓴 탓에 그를 대신할 타자가 없었다. 이광환 감독은 세광고 시절 투수와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송진우에게 방망이를 쥐어줬다.

이어진 장면은 눈을 의심하게 했다. 당시 투수는 신윤호. 송진우는 순식간에 볼 카운트 0-2에 몰렸다. 그런데 3구째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송진우가 친 공이 1루수 키를 넘어가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KBO리그 최초로 투수가 대타로 나와 끝내기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이 역사가 만들어진 곳이 청주 야구장이다.

19일 LG와 경기를 위해 청주 야구장을 찾은 송 코치는 “자신 있게 휘둘렀다”고 그때를 떠올리며 “ 야구는 참 오래하고 볼 일”이라고 허허 웃었다.

1979년 5월에 개장한 청주 야구장은 1986년부터 한화의 제2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지방으로 프로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한화가 매년 10차례 안팎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으며 올 시즌엔 19일 LG와 3연전을 시작으로 모두 7경기가 마련돼 있다.

KBO리그의 전대미문 역사로 남아 있는 송진우의 대타 끝내기처럼 청주 야구장엔 여러 가지 색다른 기록이 있다.

2010년 5월 11일 한화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탈삼진 17개를 잡아 내며 9이닝 최다 신기록을 썼다. 다음날엔 LG 소속이던 서동욱이 좌우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또 코리아특급 박찬호가 KBO리그 데뷔전 승리를 챙긴 곳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두산 타선을 6⅔이닝 2실점으로 처리해 KBO 첫 승을 신고했다.

청주 야구장은 투구 거리부터 가운데 담장이 110m로 짧고 펜스도 낮아 홈런이 많이 나왔다. 한국의 ‘쿠어스필드’로 불린 이유다. 한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리모델링을 했다. 담장을 5m 미루고 펜스를 높였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선 20억 원을 들여 조명타워 시설을 개선했다. 조명타워 구조물을 기존의 트러스형에서 원풀형 구조로 바꾸고 조명시설은 LED램프로 교체했다. 19일 LG와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청주 야구장은 LED램프를 활용한 조명 이벤트를 했다.

이날 청주 야구장은 평일인데도 1만 석이 모두 팔렸다. 예매 분 판매량을 분석했을 때 LG와 남은 2경기도 매진될 확률이 크다.

단 뜨거운 열기와 다르게 현장에선 원성이 자자하다. 양팀 더그아웃에 온수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원정 팀은 물론 홈 팀 한화도 주변에 마땅한 숙소가 없어 대전까지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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