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휠러는 올 시즌 2승뿐이다. 2승 모두 고척스카이돔에서 해냈다. ⓒ한희재 기자
▲ 한용덕 한화 감독은 부진에 빠져 있는 제이슨 휠러의 거취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19일 LG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한화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는 5⅔이닝 동안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가 110에 육박해 더 던지기 어려웠다. 20일 휠러의 경기를 돌아본 한용덕 한화 감독은 “딱 생각하는 그 정도를 던졌다”고 말했다.

휠러의 시즌 성적은 2승 8패 평균자책점 5.49다. 리그 최다패 2위, 평균자책점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쁘다.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4회. 그가 등판했을 때 팀 성적은 6승 9패다. 외국인 투수로는 낙제점이다.

그럼에도 한 감독과 한화는 휠러를 감싸 왔다. 휠러에 대한 한화의 기대치는 애초부터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몸값은 57만 5천 달러로 리그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낮다. 한화는 올 시즌 성적을 포기하고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이름값 대신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선수들로 뽑았다. 세 선수의 몸값을 더해도 헥터 노에시(210만 달러) 한 명에 못 미친다.

한화는 휠러가 젊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래서 시즌 8승 10패 평균자책점 5점대만 기록해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봤다. 휠러와 키버스 샘슨을 키워서 다음 시즌, 그다음 시즌 대권에 도전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시즌 전 구상했던 대로 휠러가 송진우 코치에게 체인지업을 배우면서 경쟁력이 생겼고 또 휠러는 날씨가 풀리면 구속이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한화는 전반기 막판을 향해가는 21일 현재 2위에 올라 있다. 두산과 LG에 이어 세 번째로 40승 고지를 밟았다. 시즌 전 최약체라는 예상을 깬 결과다. 대전은 야구 열풍이다. 벌써 13경기가 매진됐다. 한화 팬들은 10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휩싸이고 있다.

시즌 내내 “우리는 리빌딩을 하는 팀”이라며 성적에 면죄부를 줬던 한 감독도 생각이 달라졌다. 한 감독은 “어느덧 전반기를 넘어섰다. 이쯤 되면 성적도 내야 한다. 단기전을 생각한다면 (휠러 교체)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한 감독은 “휠러의 성적은 둘째로 하더라도 휠러가 어렵게 경기를 하니까 야수들이 지쳐 간다. 지금 우린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LG를 보더라도 소사, 윌슨, 차우찬 등 선발이 탄탄하니 연승을 할 수 있다. 우리 팀에선 샘슨이 에이스 임무를 잘 해 주고 있지만 휠러가 끊긴다”고 지적했다.

▲ 밝은 성격의 휠러는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한다. ⓒ한희재 기자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관계자는 “괜찮은 외국인들이 지금 시장에 없다. 당장 넥센도 마땅한 선수가 없어서 해커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고 있다. 두산의 외국인 타자 영입이 늦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수 장사를 수익 창출의 방법으로 판단하고 한국 등 해외 구단에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는 현상도 걸림돌이다.

휠러에 대한 기대는 아직 남아 있다. 휠러는 키 198cm에 제구가 좋은 투수다. 시속 140km 대 초반에 머무는 구속이 단점. 그런데 19일 경기에서 휠러는 전광판에 시속 147km를 찍었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공식 최고 구속은 146km였다. 이날 공을 받았던 포수 지성준은 “공에 힘은 확실히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그 구속은 올해 처음 본 것 같다”며 “앞으로 그렇게 던져 주면 좋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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