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하주석은 주요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는 등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유를 모르겠다. 무엇이 원인일까. 정신적 문제 같지도 않은데…”

지난 9일 한용덕 한화 감독은 최진행과 하주석의 타격 부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오죽하면 “떨어지는 공에 스윙하는 장면이 많으니 다리를 벌려서 치라고 해야 하나”라며 직접 다리를 최대한 벌리고 타격 자세를 잡기까지 했다.

그나마 외야수 최진행은 대체할 선수가 있었지만 부동의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의 부진은 치명적이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채로 타석에 선 하주석은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최하위였고 삼진은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현재 삼진이 68개로 리그 7위다.

당시 장종훈 수석코치는 “주석이의 지금 폼은 마치 신인 시절 안 좋았을 때 타격 자세다. 하체가 무너지고 있다.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문제는 하주석 역시 타격 부진에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경기 전 특별 타격 훈련도, 경기가 끝나고 야간 타격 훈련도 효과가 없었다. 한창 부진했던 지난달 하주석은 “방망이를 잡는 게 스트레스”라고 했다. 경기에 뛰는 것을 즐기는 그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이었다.

▲ 하주석은 20일 청주LG전에서 호쾌한 2점 홈런으로 11-7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 나온 홈런으로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한희재 기자

그랬던 하주석이 오랜만에 웃었다. 20일 호쾌한 2점 홈런으로 11-7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 나온 홈런으로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지난 17일 두산과 경기에선 2회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5회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지난 15일 두산과 경기에서도 볼넷으로 한차례 걸어나갔다. 삼진이 줄어들고 볼넷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다.

하주석은 “(타격) 타이밍에 변화를 주려고 생각을 했다. 알고 보니 (타격할 때) ‘둘’ 타이밍을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 좋았을 때와 다르게 잡고 있었다”며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고쳤다. 좋았을 때 감을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타이밍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 타선엔 김태균과 양성우 그리고 정근우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김태균과 양성우가 돌아올 다음 달 초까지는 ‘버티기 모드’다. 한 감독은 “어떻게든 잡을 경기는 잡아서 5할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주석의 반등 조짐은 큰 힘이자 한화의 상승 요인이다. 한 감독은 “하주석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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