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늪 축구는 대단했다. 우승 후보 스페인을 늪에 잠기게 하기 직전까지 갔다.

이란은 21일(한국 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 리그 2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전반까지 잘 버텼으나 후반 9분 디에고 코스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이란의 생각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특유의 수비 축구가 스페인을 고전하게 했다. 스페인은 전반에 공을 돌릴 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 코스타의 골이 나와 이란의 예상 밖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됐지만, 실점 후 공격에서도 수비 못지 않게 훌륭한 경기를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내용 자체는 충분히 만족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상대인 스페인에 대한 예의도 있지 않았다. 그는 "스페인은 멋지고 세련된 축구를 구사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난 우리가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과 스페인 선수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 우리는 스페인을 상대로 많이 배웠다"며 상대인 스페인에 축하를 건넨 뒤 "포르투갈이 다음 상대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